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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덥다고 찬물 샤워는 오히려 독, 숙면하려면…

중앙일보

입력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찜통 더위가 시작됐다. 공원이나 강변에는 연일 계속되는 열대야로 늦은 밤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열을 식히기 위해 나온 시민들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후텁지근한 열대야가 한동안 계속되면 생체리듬이 깨져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뿐만 아니라 자칫 건강을 해치기 쉽다. 열대야를 건강하게 이겨내는 비결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김상환 교수(042-611-3231)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열대야 잠 못 자는 이유는...

수면은 기온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데 하루 최저 기온이 섭씨 25도를 넘는 열대야에는 잠자는 동안 체내의 온도조절을 담당하는 중추가 발동하면서 중추신경계가 흥분하게 되어 결국 몸을 자꾸만 뒤척이게 되고, 꿈을 꾸면서 깊은 수면을 취하게 되는 단계인 렘(REM)수면이 줄게 된다.

이로 인해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로감이 가시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짜증, 무기력, 집중력 장애, 두통, 식욕부진, 소화장애 등의 여러 증상이 나타나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게 된다. 또한 이런 생활이 지속될 경우 생체리듬이 깨져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숙면을 위한 침실 환경은...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쾌적한 침실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의 냉방기를 활용해 26~28도 정도의 실내온도와 60% 정도의 실내습도를 유지해야한다. 그러나 자칫 잘못된 냉방기 사용은 전기세가 많이 나오는 것은 물론 감기에 걸리기 쉽다.

선풍기는 바람을 직접 쐬면 두통, 체온저하, 질식 등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벽 쪽을 향하게 해서 1~2시간만 켜놓는 것이 좋다. 선풍기를 켜고 잘 때에는 타이머를 맞추고 반드시 창문을 열어야 한다. 특히 기관지천식이나 만성 폐질환자, 어린이, 노약자들은 선풍기 바람을 직접 쐬지 않아야 한다.

또한 더워서 잠들기 힘들다고 에어컨을 장시간 켜놓고 환기를 시키지 않으면 갑작스런 체온의 저하와 혈액순환장애로 피로감이나 두통이 오고 심하면 신경통, 소화장애 등 일명 냉방병이 생길 수 있다. 에어컨의 사용은 실내온도를 무리하게 낮추지 않도록 하고 강하게 잠시 틀어 놓았다가 끄는 것보다는 약하게 여러 시간을 틀어 놓는 것이 더 좋다.

이와 함께 여름철 침구를 땀 흡수, 발산이 빠르고 청량감을 주는 마나 삼베, 모시로 바꾸거나 나무 자체의 성질이 차가워 더위를 잊게 해주는 대나무와 참나무로 만든 자리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또한 좁고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침실 대신 아예 넓고 커다란 창이 있는 거실을 침실처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열대야 이긴다

잠자기 5시간 전 30분 정도의 줄넘기, 훌라후프, 산보 등과 같은 가벼운 운동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격렬한 운동은 자율 신경을 흥분시켜 오히려 잠을 쫓는 역효과가 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샤워는 덥다고 찬물로 하면 중추신경이 흥분할 뿐만 아니라 피부 혈관이 일시적으로 수축됐다가 확장되는 생리적인 반작용이 생겨 오히려 체온이 올라가기 때문에 미지근한 물로 해야한다.

저녁식사는 잠들기 최소 3~4시간 전에는 해야 한다. 자기 직전에 식사를 하면 소화를 시키느라 몸에서 열이 더 나기 때문이다. 또 잠자기 전 카페인이 든 커피나 홍차, 콜라, 담배는 각성효과가 있어서 수면을 방해하므로 피해야 한다.

대신에 따뜻한 우유나 둥글레차를 마실 것을 권한다. 특히 둥글레차는 중추 신경계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피로를 풀어주고 불안감을 해소시켜 졸음을 유발하기 때문에 숙면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간혹 술을 한잔 마시고 잠을 청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술을 마시면 잠이 잘 들게 해주기는 하지만 그 효과는 잠깐 뿐이고 오히려 수면 중간에 자주 깨게 만들므로 좋지 않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잠을 제대로 못 잤다 하더라도 늦잠이나 낮잠은 금물이다. 특히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 부족했던 잠을 보충하기 위해 장시간 잠을 자거나, 평일 30분 이상의 낮잠을 자게 되면 인체 내에 있는 생체시계가 헝클어지면서 불면증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김상환 교수는 열대야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ꡒ규칙적인 생활은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되고 그로 인해 무더운 여름에도 생체리듬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며 적당한 운동과 고른 영양 섭취, 절제된 생활만이 건강을 지키는 비법이라고 설명한다.

연일 잠 못 드는 밤… 잠자리 식혀주는 숙면용품

열대야 현상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 여름 열대야는 예년보다 5일 늦게 찾아왔다고 한다. 전력을 사용하지 않고도 시원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는 숙면 용품을 모아봤다.

◇얼음이 좋아=차갑게 얼려 사용하는 수면 도우미 상품들이 인기다. 롯데백화점은 메모리폼 베개에 ‘쿨링 겔 패드’를 얹은 로프티의 ‘쿨 메모리폼 베개’(9만7000원)를 판다. 첨단 소재의 패드는 탈부착이 가능하다. 인터넷 쇼핑몰에는 몸의 열을 식혀주는 이색 냉방 용품이 다양하다. G마켓에서는 특수 냉매를 넣은 ‘아이스 스카프’(8500원)가 인기다. 냉동실에 1~2시간 넣었다가 목에 두르면 즉각 체온을 떨어뜨려주는 효과가 있다. 겉감은 부드러운 면 소재여서 피부에 닿는 촉감이 좋으며, 냉매와 분리해 세탁할 수 있다. 천연 냉매가 들어있는 얼음 방석도 있다. 냉장고에 넣지 않아도 차가운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 낮에는 방석으로, 밤에는 등 쿠션으로 활용할 수 있다. G마켓에서 크기와 디자인에 따라 2000원대부터 1만9000원에 판다. 아이스박스에 넣는 얼음팩도 요긴하다. 수건에 싸면 2~3시간 동안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에 시원하게 잠들 수 있다. 이마트에서 1100~5000원.

아예 매트에 냉풍기를 달아 매트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냉풍기 매트’도 있다. 매트안에 냉매를 넣고 전원을 켜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골고루 얼음구멍을 통해 시원한 바람이 나온다. 냉매 유지 시간은 3~5시간이다. GS이숍에서 싱글용 11만8000원, 더블용 14만8000원에 판다. ‘한미그린 통풍 쿨매트 더블’(7만1100원)은 쿠션처럼 푹신하면서 벌집 모양으로 구멍이 뚫려 있어 땀이 차지 않고 시원하다.

◇대나무와 왕골=대나무와 왕골은 서늘하면서 부드러워 대표적인 여름소품 소재다. 대자리 또는 왕골자리와 죽부인이 대표 상품이다. 서늘함은 대나무가 더 강하고, 부드러운 느낌은 왕골이 좋다. 거실에서도 유용하지만 침대 매트리스 위에 깔면 열대야 극복에 도움이 된다. 대자리와 왕골자리는 백화점에서는 3만원대부터 3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1~2만원대 상품이 가장 많다. 임윤호 롯데백화점 홈패션 MD는 “대나무 자리를 살 때는 죽편을 잇는 이음매가 단단하게 엮였는지 살피고, 왕골 제품은 만졌을 때 결이 곱고 부드러운 것을 택하라”고 말했다. 죽부인은 산지와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양하다. GS이숍의 ‘바람솔솔 죽부인’(1만4450원)은 120㎝로 성인 남성들이 사용해도 충분한 크기다. G마켓의 ‘고행마을 담양 죽부인’(2만4800원)은 전남 담양의 장인이 100% 수공예로 만든 제품으로, 85㎝다. 대형마트에서는 죽부인이 1만원대.

◇삼베와 모시·리플=삼베는 올이 굵고 거칠어 바람이 잘 통하고, 말리지 않아 홑겹으로 사용하기 좋다. 모시는 삼베보다 올이 가늘고 촘촘하다. 몸에 달라붙지 않아 시원하다. 인견은 인조 펄프인데, 청량감이 뛰어나다. 리플은 면을 가공해 원단에 주름을 넣고, 꼬임을 만들어 통풍성을 높인 소재다. 물빨래가 가능해 관리가 쉬운 게 장점. 롯데백화점에서 리플 침구세트(패드, 이불, 베개커버 2장)는 10만~20만원, 삼베는 20~30만원대, 인견은 30~50만원대. 이마트에서 삼베 침구 세트가 9만원, 모시 침구 세트가 5만9000원이다. 같은 소재로 만든 내의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롯데마트는 리플 트렁크를 3800~8800원, 리플 잠옷 세트를 1만5600~2만9800원에 판다. 모시 러닝셔츠는 2900~7800원. 지사 패드는 한지 또는 종이를 가공해 만든 패드로, 땀 흡수과 통풍성이 좋다. 9800원. 베개도 일반 솜보다 메밀이나 팥을 넣은 것이 더 시원하다. 이마트의 메밀베개 3900~1만9800원, G마켓의 라벤터 메밀베개는 4만원.

박현영 기자

헬스케어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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