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처나는 설 자금 금리 이례적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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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연중 최대의 자금 수요기인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자금시장이 이상하리만치 안정돼 있다.예년 같으면 설자금 확보를 위해단기자금을 끌어들였을 은행등 금융기관들이 오히려 넘쳐흐르는 자금을 채권사재기에 쏟아부을 정도로 돈여유가 많다 .이 때문에 시장금리는 설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12.13%까지 올랐던 회사채(은행보증 3년물)금리가 이날 현재 11.82%까지 하락했다.증권사를 필두로 금융기관들이 금리의 추가하락을 예상하고 채권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투신.증권등 금융기관들은 이달 들어서만 총2조5백억원에 달하는 채권을 순매수했다.특히 올들어 2월3일까지 1조7천억원이 넘는 채권을 내다 팔았던 증권사들은 3일이후 13일 현재까지 5천억원의 채권 순매수를 기록,금리하 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채권을 사들일 수 있는 것은 시중자금이 그만큼 여유있기 때문이다.금융기관간의 급전(急錢)인콜자금 금리가 10%대 초반에서 안정돼 있는 것만 봐도 금융기관들의 풍성한 자금사정을 짐작할 수 있다.
또 다른때 같으면 설을 앞두고 앞다퉈 자금확보에 열올리던 기업들도 올해는 느긋하다.
투금사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설이라고 해 특별히 자금을 차입하는 느낌은 없다』며 『이번 설전에는 자금시장이 꼬이는 일이 없을 것같다』고 전망한다.
여기에 한국은행측이 『설이후 급격한 통화환수는 없다』고 누누이 밝히고 있는 것도 시중금리를 안정시키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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