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노총각 이호영씨-소외된 이웃 12년째 미용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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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37세의 노총각 미용사 이호영(李鎬榮.37.이홍머리방원장)씨는 지난 84년부터 매주 일요일 단 한차례도 쉬지않고 양로원이나 장애인복지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소외된 할아버지.할머니들의 머리를 매만져온 숨은 「봉사꾼」이다.
그는 2년전부터는 혼자하는 자원봉사활동이 성에 차지않아 미용실은 직원에게 맡기고 자신은 주부들에게 무료로 미용을 가르쳐 그들과 함께 자원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그가 직접 가르친 1백여명의 주부와 함께 자원봉사 활동을 펴고 있는 곳은 서울근교의 17군데 사회복지시설.
이와함께 12년째 매달 셋째 수요일이면 아예 서초동 신동아아파트 상가에 있는 자신의 미용실 문을 닫고 성남이나 상계동 등에서도 찾아오는 1백여명 노인들의 머리를 무료로 손질해주고 있다. 『강습받은 주부들이 1천명정도 될때까지 무료강좌를 실시할생각입니다.그때쯤이면 서울시근교 사회복지시설의 3분의1정도는 마무리될 겁니다.』 매주 4회씩 3개월동안 미용강좌를 받은 주부는 한 복지시설을 정해 평생미용봉사활동을 할 것을 약속받기도했다. 『앞으로 소년.소녀가장이나 고아.사회복지단체 교사들에게무료 미용강습을 실시하는게 소박한 꿈이지요.아이들에게 자립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李씨는 『바쁘게 사느라데이트할 시간이 없어 노총각이 됐다』며 『올해는 봉사활동을 같이할 짝을 찾는 것이 소원』이라며 활짝 웃었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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