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는 듀폰家 뒷모습-알콜중독.자살자등 불행한 후손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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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약 2주전 자신의 펜실베이니아주 대저택에서 레슬링 코치를 살해,사람들을 경악시켰던 대부호 존 듀폰 가문의 속사정이 조금씩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그의 괴퍅한 성격이나 행동은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진 상태.그러나 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명문 듀폰가의 또 다른 모습이 알려지고 있는 것.
이번에 사건을 저지른 존 듀폰은 1백60년전 듀폰 기업을 창업했던 엘레테르 이렌 듀폰의 고손자.창업자 듀폰의 7남매중 헨리의 자손이다.
듀폰가의 족보를 연구한 존 게이츠가 79년 발간한 「듀폰 패밀리」에 따르면 현재 듀폰가의 후손은 1천6백명에 달한다.현재의 듀폰 기업은 듀폰가문과는 거의 단절된 상태.일부 후손들이 듀폰사와 인연을 맺고 있지만 경영권 차원은 아니라 는 설명이다. 자손들이 늘어나고 가지를 치면서 상속재산도 당연히 분할됐다.또 자손들중 이혼.파산.알콜중독에 자살자등 우여곡절을 겪은 사람이 많아 듀폰 후손이라고 해서 반드시 대부호라는 등식은 맞지 않는다는 것.
존 듀폰은 65년 아버지 윌리엄 주니어 듀폰이 사망했을 때 4명의 형제들과 함께 각 5천만달러(약 3백95억원)상당의 상속을 받았다.사건이 날때까지 대저택을 소유해온 그의 현재 재산이 얼마인지는 정확치않다.
다만 전부인 게일 웽크와의 이혼소송서류에 듀폰 자신이 재산총액을 4천6백20만달러로 밝혀놓은 탓에 이 금액이 그의 공식재산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이츠에 따르면 존 듀폰의 경우 자손중 『성공한 케이스』로 꼽혀왔던 인물.저술활동과 스포츠 후원,지역사회에의 기여등 덕망높은 명망가의 후손으로 존경받아왔으나 하루아침에 살인범으로 전락,듀폰가의 퇴락을 실감나게 하고 있다.
워싱턴=김용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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