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안숙선씨 "춘향가"등 完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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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명창 안숙선(安淑善.47.사진)씨가 판소리 다섯마당 전곡녹음의 대장정에 돌입했다.지난 8일부터 1주일간 서울 동부이촌동 서울스튜디오에서 고수 김청만씨와 함께 『춘향가』 레코딩에 들어간 安씨는 녹음 첫날이어서인지 보도진의 사진촬영도 거절한 채 판소리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지난해 11월 지리산 구례에서 외부와 일체 연락을 끊고 목청을 가다듬었던 安씨는 이번 『춘향가』 녹음을 시작으로 98년까지 『심청가』『적벽가』『수궁가』『흥보가』를 차례로 완창할 계획. 安씨는 녹음을 앞두고 『판소리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는 「춘향가」를 가장 먼저 택한 것은 이 곡을 즐겨 부르시던 만정(晩汀)김소희 선생의 작고 1주기를 추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어릴 때는 예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려고 노력했지만, 이젠 만정선생이 가르쳐 주신대로 감정을 털어내고 쭉쭉 뻗어내는 소리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춘향이 매맞는 「십장가 대목」을 『춘향가』의 모든 것이 함축된 눈대목으로 치는 安씨는 춘향을 자기주장이 확고한 여자로 평가한다.
지난해 삼성나이세스와 국악인 최초로 전속계약을 맺은 安씨는 목소리를 아끼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서라면공연초청에 거절하는 법이 없다.
서울대 국악과 출신의 최완(28)씨가 제작에 참여해 삼성나이세스 레이블로 출시될 安씨의 판소리 완창음반은 철저한 영문번역을 담아 미국.프랑스.일본 등의 대형매장에 진출할 예정이어서 지금까지 현지공연 일변도였던 국악의 세계화 작업에 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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