入試 전략 ②

중앙일보

입력

자(訾): 환경을 탓하기 이전에 나 자신을 돌아보자.
  무더위와 장마 등 기후적 환경과 가족·친구·학교생활 등 수험생들이 공부에 집중할 수 없도록 만드는 뜻하지 않은 상황들이 있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 특히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고 예민한 학생들은 방해를 받거나 어려움에 처하게 될 때가 많다. 그러나 모든 상황은 내부와 외부의 상호 작용으로 형성되는 것이지 않는가. 환경을 탓하기 전에 나 자신부터 상황 극복의 동력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한모군은 고1때 가족과 함께 해외로 휴가를 갔다가 해일에 휩쓸려 아버지를 잃었다. 가정에서 자상하고, 사회적으로 존경 받던 판사 아버지였기에 학생의 상처는 더욱 컸다. 고2 초까지 한군의 성적은 상위권을 가까스로 유지하는 정도였다. 그러다 고2 여름 무렵 어머니와의 대화와 필자와의 상담을 통해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같은 반 친구들이 ‘저 애는 저렇게 열심인데 우리도 딴짓하고 있으며 되나’하고 책상으로 돌아오게 할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 결국 한군은 지방대 의대 진학에 성공했다. 공정한 판결로 존경 받던 아버지 못지않게 활인의 의술로 봉사하는 멋진 의사가 되리라 기대해 본다.
  정모군 역시 검사장이었던 아버지를 중3때 잃었다. 역할 모델이었던 아버지의 죽음은 큰 충격이었고 정군은 방황을 시작했다. 학습 의욕뿐 아니라 삶의 의미마저 상실하고 무기력증에 빠져 정신과 치료까지 받기에 이르렀다. 어머니는 자퇴를 선택했다. 6개월 정도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며 마음을 다스린 후 입시학원을 찾았지만 쉽게 방황을 끝내지는 못했다. 상담을 통해 아버지가 돌아가신 상황을 탓하지 말 것과 아버지로부터 이미 물려받은 자산이 많다는 것을 환기시켜 줬다. 또 과로로 돌아가셨다는 생각에 법대 진학을 기피하고 목표의식까지 상실한 것을 확인하고 경영대 진로에 대한 전망을 세운 후 꾸준히 지도했다. 결국 정군은 제 나이에 고려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자(自): 자신을 믿어라. 환경은 어디까지나 도구에 불과하다.
  두 학생 모두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들 수도 있는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상황 속에서 방황했지만 꿋꿋하게 잘 극복했다. 여러분은 어떤가? 혹시 학교 도서관 에어컨이 잘 안 나와 더워서 공부하기 힘들다고 불평하고 있지는 않는가? 아버지가 직장일로 자주 술을 마시고 들어와서 공부에 방해된다고 짜증부리고 있지는 않는가? 상황에 문제가 있다면 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불평하고 짜증낸다고 상황이 변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을 다그치고, 자신으로부터 변화의 출발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보다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것이 아닐까?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내 인생의 중심에 나 자신을 세워 보자. 환경은 어디까지나 도구에 불과하다.

김형중 청솔학원 총괄본부장
02-552-1232, www.cheongso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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