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REAL ESTATE] 서울 재개발·뉴타운 썰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0면

상반기에 한껏 달아올랐던 서울지역 재개발· 뉴타운 시장에 찬바람이 분다. 매수세가 크게 줄면서 지분(새 아파트를 배정받을 권리)값도 약세다. 단기 가격 급등에 대한 저항감과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 따른 조합원 추가 부담금 증가로 투자매력이 줄어서다.

올 들어 지분 시세가 33㎡ 기준으로 3.3㎡당 최고 500만~600만원씩 뛰었던 마포구 공덕6구역 일대에서 요즘 매수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가격도 하락세다. 33㎡짜리 다세대주택 지분값이 두 달 새 3.3㎡당 2100만~2300만원에서 1700만~1800만원으로 내렸다.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도 4월 말 재정비촉진계획 확정 이후 지분값이 들썩였으나 요즘은 잠잠한 편이다. 수색동 샘공인 김충권 사장은 “가격이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이 올라 수요자들이 매수를 부담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분값이 한 달 새 3.3㎡당 200만원씩 치솟던 성북구 성북2구역 일대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곳 소형 주택 지분값은 5월 초 3.3㎡당 1900만~2100만원까지 올랐으나 지금은 1700만~1900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성북동 딸기공인 관계자는 “5월 전까지만 해도 소형 지분을 찾는 투자자들로 붐볐으나 지금은 호가를 낮춘 매물조차 거들떠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성북구 장위뉴타운 내 소형 지분도 최근 한 달 새 가격이 3.3㎡당 100만원가량 빠졌다. 장위동 한 공인중개사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조합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분 웃돈도 약세”라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조합은 일반 분양가를 높게 매기지 못한다. 지금은 주변 시세 수준으로 정하지만 상한제에서는 땅값·건축비로만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

입주권을 늘리는 지분 쪼개기가 많았던 지역의 시세도 하락세다. 동대문구 용두 1구역 내 대지면적 28㎡짜리 다세대주택의 경우 두 달 전 2억3000만~2억5000만원을 호가했지만 지금은 2억1000만~2억2000만원 선이다. 인근 제기동 D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지분 쪼개기 규제에 나서면서 재개발 대상 다세대 투자열기가 식었다”고 말했다.

J&K부동산투자연구소 권순형 소장은 “잇따른 규제로 재개발 시장이 당분간 관망세를 띨 것 같다”고 말했다.

조철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