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없앨 슈퍼벼 보급 급선무-국제米作硏 구로데프 쿠시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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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인류의 공적(公敵)인 기아를 퇴치하기 위해선 새로운 형태의벼,즉 언론에서 「슈퍼벼」라고 명명한 새 벼의 보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세계의 빈곤인구중 3분의 2가 몰려있는 아시아지역의 주식인 쌀의 증산을 책임진 국제미작연구소(IRRI)의구르데프 쿠시 박사의 확신에 찬 말이다.
93년 현재 아시아를 비롯,남미와 아프리카.미국.호주등 전세계 1억4천7백51만7천㏊에 달하는 논에서 생산된 쌀은 5억2천7백41만3천.이중 아시아에서 4억8천2백54만9천을 생산,전체의 91%를 차지하고 있다.그러나 세계인구가 83억명을 넘어서는 30년후엔 3억5천만의 쌀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쿠시 박사의 진단이다.
『농업인구는 75년부터 줄기시작,90년까지의 15년간 3백20만명이 감소했고 용수도 55년에 비해 40~60%나 줄었습니다.한국도 2025년엔 물부족에 직면할 것입니다.또 90년 30%를 차지했던 아시아의 도시인구가 2025년엔 53%로 늘어날 것이며 숱한 경지들이 공장부지와 주거용지로 바뀔 것입니다.
』 이같은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적은 노동력과 적은 용수(用水)로 적은 농지에서 보다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는 그야말로 「슈퍼」인 새로운 벼품종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60㎞ 떨어진 로스 바뇨스 소재 IRRI는 지난 60년 설립돼 한국 통일벼의 원전(原典)격인 IR8을 비롯,수많은 품종개발을 주도해 왔으며 89년부터 본격적인 슈퍼벼 개발에 들어가 지난 해 말 실험재배에 성공한 바 있다. 슈퍼벼는 8만6천가지의 벼품종에서 증산과 병충해에 견딜수 있는 유전인자를 선별,1천번이 넘는 교배작업끝에 93년부터실험작업에 들어가 마침내 재배에 성공한 것.
『보통의 개량벼들은 20~25줄기에서 14~15개만 쌀을 생산하며 그 낟알이 1백개 정도지요.그러나 슈퍼벼는 줄기가 6~10개에 불과하지만 모두 쌀을 생산하며 그 양이 2백~2백50개에 달합니다.』 현재 ㏊당 쌀수확량은 10이 최대지만 슈퍼벼가 일반화되면 ㏊당 12.5을 수확,25%의 큰 증산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쿠시 박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IRRI는 또다시 슈퍼벼간의 교배를 통해 ㏊당 최고 15까지 쌀을 생산할 야심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 한국 농촌진흥청에서 파견,근무중인 양세준(楊世準)박사의 귀띔이다.
슈퍼벼는 아직 실험단계로 농가에 보급되려면 병충해 저항능력 등을 배양시켜야 하며 이에 5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쿠시박사는 말했다.
마닐라=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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