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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청춘들의 방황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9호 07면

최근 우리 시청자에게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일본 드라마는 ‘라스트 프렌즈’다. 시선이 꽂히는 최대 요인은 호화 캐스팅. 먼저 지난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노다메 칸타빌레’의 낯익은 얼굴들이 포진한다. 타이틀 롤 노다메 역을 맡았던 우에노 주리, 호탕한 성격의 바이올리니스트 미네 역의 에이타, 미네와 커플이었던 미키 역의 미즈카와 아사미까지 등장한다.

조원희의 일드열전<25>라스트 프렌즈

거기에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히로인으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모은 나가사와 마사미, 미소년 군단‘자니스’ 소속의 니키시도 료까지 포진해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2008년 청춘 스타들의 대결집으로 보인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출연진이 대거 등장하기에 밝고 쾌활한 청춘 코미디일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이 드라마는 매우 어둡고 진지한 청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조 미용사로 일하는 아름답고 밝은 성격의 미치루(나가사와 마사미)는 남자친구의 폭력에 시달린다.

쇼트커트에 모터 크로스 선수라는 직업부터 이미 남성적인 루카(우에노 주리)는 자신이 정신적으로 여성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정체성의 혼란을 지녔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다케루(에이타)는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단 한 번의 연애도 해본 경험이 없다. 이렇게 정신적인 장애를 겪고 있는 청춘 남녀들이 서로를 보듬어 현실을 극복한다는 내용의 드라마다.

‘라스트 프렌즈’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평생 고민이라고는 없을 것 같았던 우에노 주리의 진지한 연기로의 변신이나 과격한 내용을 지니고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캐스팅으로나, 캐릭터 설정으로나 생각 없는 러브 게임인 경우가 많은 트렌디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깊은 생각과 성찰을 요구하는 전개가 최고 20% 이상의 시청률을 만들어냈다. 선정적이고 파격적인 진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상처 입은 청춘들의 방황은 일본 드라마 특유의 미묘한 애수와 함께 보는 이들의 가슴속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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