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죽어가는데 부시 휴가라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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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부활절 휴가'가 구설에 올랐다. 부시 대통령은 부활절(4월 11일)을 앞두고 이번주 초부터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에서 업무를 겸한 휴가를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미 언론들이 8일 "위기상황인데 대통령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아침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화상회의를 하는 등 업무에 전념하는 모습을 과시했지만 "전시에 웬 휴가"라는 비난에 밀리는 분위기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이번주 이라크에서 미군 사망자가 634명을 넘어서는 동안 부시 대통령은 자취를 감췄다"면서 "그를 지지하는 보수층조차 재선 가능성을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군통수권자로서 책임을 다해야 할 전시에 부시 대통령은 비디오 게임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속히 워싱턴으로 복귀하라"고 충고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11일 부시 대통령의 연설 일정이 잡히게 된 것도 '이래선 위험하다'고 판단한 측근들의 권유에 따른 것"이라고 꼬집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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