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동 가스폭발 참사 마지막 추도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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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01명이 숨지고 202명이 다친 대구 상인동 지하철공사장 도시가스 폭발사고의 추도식이 10주기인 올해를 끝으로 더이상 열리지 않는다.

4.28 유족회 정덕규(52) 회장은 "유족 부담 등 여러 이유로 28일 달서구 월성동 학산공원 위령탑에서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마지막 추도식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참사의 아픔을 묻고, 교훈을 대구시와 시민사회에 돌리자는 뜻에서 유족들이 마지막 추도식 개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유족회는 이에 따라 이번 행사를 예년처럼 헌화.분향.추도사 낭독 등에 그치지 않고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을 대거 초청해 억울한 혼을 불러 달랜 뒤 보내는 의식을 갖는 등 어느 때보다 엄숙하게 치를 예정이다.

1995년 상인동 가스폭발사고 이후 75명의 유족이 모여 결성한 4.28 유족회는 이제 회원 수가 23명으로 줄었다. 사고 악몽을 더이상 떠올리기 싫어하는 등 유족들이 개인적 사정을 이유로 활동을 중단한 것이다.

유족들은 그러나 앞으로도 아픔을 서로 달래고 위령탑에서 시민과 함께 분향.헌화하며, 위령탑을 안전의 산 교육장이 되게 돌보기로 했다.

정 회장은 "대구가 안전한 도시가 되길 간절히 바랐지만 2003년 중앙로역 화재참사 등 계속되는 사고로 유족들은 또다시 충격을 받는 등 10년이 지난 지금도 고통스런 나날을 보낸다"면서 "상인동 참사는 잊더라도 그 교훈은 결코 잊어서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상인성당은 이날 오전 11시 추모 미사를, 안전실천시민연합은 오후 2시 대구 문예회관에서 안전관련 세미나를 각각 연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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