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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여행>金蓮-황금 연꽃같은 발,여인의 '전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중국 남조(南朝) 제(齊)나라에 동혼후(東昏侯)라고 하는 호색군주가 있었다.민간에서 수탈한 금을 연꽃으로 만들어 궁의 뜰에 깔아 놓고는 애첩 반비(潘妃)에게 그 위에서 춤을 추게 하였다. 반비가 춤을 추자 발걸음마다 금련(金蓮,금으로 된 연꽃)이 나왔다.그런데 반비의 발이 무척 작고 아름다웠으므로 이 때부터 발은 작아야 아름답다는 관념이 자리잡게 되어 소위 전족(纏足)이 성행하게 된다.金蓮은 바로 전족을 한 여인의 발을 뜻한다. 소설 『수호지(水滸誌)』와 『금병매(金甁梅)』의 여주인공 반금련(潘金蓮)은 본명이 아니라 그녀의 발이 반비의 金蓮처럼 작고 아름다웠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서문경(西門慶)이 그녀의 발을 보고 마음이 기운 것은 물론이다.
서문경이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중매쟁이 왕파(王婆)가 말했다. 『식사할 때 일부러 젓가락을 떨어뜨려 줍는 척하시오.그 때 모르는 척하고 그녀의 纏足을 살짝 만져보시오.만약 소리를 지르면 만사가 끝장이고 미소로 대하면 일은 성사되는 셈이오.』왕파의 제안은 적중했다.반금련은 미소로 대했던 것이다.
중국에서 金蓮,즉 전족한 발은 미인의 상징이자 성(性)의 상징이기도 했다.중국의 여인들은 맨 발을 함부로 드러내지 않았으며 그것은 곧 몸을 허락한다는 의미와도 통했다.물론 발이 크면시집도 갈 수 없었다.전족은 그래서 성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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