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原·分·休 ‘펀드 보릿고개’ 투자 3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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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원자재 관련 펀드가 유망하다고 평가한다. 우선 유가가 조만간 배럴당 200달러인 시대가 올 거라는 전망이 많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작황 부진과 대체에너지(바이오에탄올) 수요 증가에 옥수수 가격은 올 들어 60% 가까이 급등했다. 철강 시장은 공급자 위주로 재편됐다. 철광석 회사가 두 배가량 가격 인상을 요구해도 철강 회사들이 그대로 들어줄 정도다.

원자재 관련 펀드에도 유형이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그대로 즐기고 싶다면 원자재 관련 지수의 등락을 좇아가는 인덱스형 펀드가 적합하다. 이런 펀드는 펀드 이름에 ‘파생상품’이 들어간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은 변동성이 크다. 최근 들어 회복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밀 가격은 연초 이후 한때 30% 급락하기도 했었다. 아연 가격은 현재 2006년 말에 비해 3분의 1 토막 났다. 가격 급등에 따라 고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원자재 관련 기업의 주식을 편입하는 펀드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 펀드엔 ‘주식’이 붙는다. 가격 상승에 따라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 주가가 오르고, 이들 주식을 편입한 펀드의 성과가 좋아진다. 그런 만큼 수혜는 간접적이지만 지수를 좇는 상품보다는 안정적이다.

그 외 자원 부국에 투자하는 펀드도 대안이다. 최근 뜨고 있는 러시아·브라질 펀드, 혹은 이 둘을 조합한 러브펀드가 해당된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원은 “향후에도 원자재 가격 강세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원 보유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해 인플레이션 위험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분산=수익보다 위험 관리가 중요해졌다. 이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 대부분이 약세였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은 당분간 이런 약세장을 이어가게 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버는 것보다 안 까먹는 데 집중해야 한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계웅 펀드리서치팀장은 “하반기엔 다양한 국가·지역·자산에 분산 투자해 상대적으로 안정적 성과를 추구하는 자산배분형 펀드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산배분형 펀드의 대표 주자는 미래에셋인사이트펀드다. 그러나 이 펀드는 실제 이름과 달리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이 50%를 웃돈다. 펀드 이름에 ‘자산배분’ ‘멀티에셋’ 등이 들어갔더라도 실제 어떤 국가·지역·자산에 어느 정도 투자하는지를 따져야 한다. 같은 자산배분형 펀드지만 ‘신한BNPP글로벌멀티에셋재간접펀드’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2%인 반면, 미래에셋인사이트펀드는 -13%에 달했다.

◇자산 관리=아무리 분산을 잘 해도 일단 주식에 투자하는 이상 시장 하락의 위험을 피하기는 힘들다. 이럴 때는 잠시 쉬는 것도 투자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웰스케어센터 팀장은 “어떤 자산도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고수익을 주지는 않는다”며 “투자의 비중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약세장에선 채권과 예금·현금 등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도록 배분할 필요가 있다. 적절한 주식 투자 비중을 산정할 때 쓰는 공식이 ‘100-나이’ 법칙이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강창희 소장은 “특별한 투자 성향이 없다면 100에서 나이를 뺀 만큼만 주식에 투자하는 게 세대별로 적절한 위험 수준”이라고 조언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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