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캐리어 달로다니면 연비 10%정도 손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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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회사원 K씨는 차를 빠르게 몰 때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을 느꼈다.차에 이상이 있나 생각해 정비업소에 간 결과 올 겨울 차 지붕에 단 스키 캐리어가 「주범」이라는 것을 알았다.
차에 스키 캐리어를 단 H씨 역시 『1백㎞만 넘으면 소음이 엄청나고 고속주행중 회전하려면 차체가 휘청거린다』고 말했다.
겨울철이면 스키를 운반하기 위해 스키 캐리어를 장착한 차들이눈에 많이 띈다.그러나 스키 캐리어를 달고 달리면 제 속도를 못낸다. 기아자동차실험실의 김형주(金亨洲.29)기사는 『스키 캐리어는 주행때 바람을 정면으로 받기 때문에 차의 가속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캐리어 뒤쪽에 「공기 소용돌이」현상을 일으켜 차를 뒤쪽으로 잡아당기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캐리어 모양과 차속도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대체로10%정도의 연비(燃比)악화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와 관련,한양대의 선우명호(鮮于明鎬.자동차공학과)교수는 『고속에서 스키캐리어의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은 공기저항이 속도의 제곱에 비례해 급속히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속도감을 즐기는 P씨는 『스키 타러갈 일이 있어도 아예 스키를 차안에 대각선으로 들여놓고 간다』고 한다.스키 캐리어를 달고 서울서 경기도로 출퇴근하다 기름값이 많이 들어 캐리어를 팔아버린 사람도 있다.
최근 수입되고 있는 외제 스키 캐리어중엔 공기저항을 최소화한것들이 있으나 이들은 20만원대로 가격이 비싸고,9만원대의 국산 스키 캐리어를 생산하는 업체는 영세해 공기저항을 제대로 줄이지 못하고 있다.
은종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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