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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PD수첩 곧 소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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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MBC ‘PD수첩’의 광우병 위험 과장·왜곡 방송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건 관계자들을 직접 불러 조사하기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29일 “주말에 농림수산식품부 간부와 직원 서너 명을 불러 수사를 의뢰한 취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PD수첩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4월 29일)이 광우병 감염 가능성을 사실과 다르게 과장 보도했다며 수사 의뢰했었다.

검찰은 조만간 정지민씨 등 이 프로그램의 번역에 참여한 작가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정씨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PD수첩의 왜곡 보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번역 및 감수 과정에서 ‘다우너(앉은뱅이) 소’를 ‘광우병 위험 소’로 번역할 수 없다는 것을 작가를 통해 지적했는데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정씨 외에 다른 번역가들도 조사할 방침이다. 정씨 외 다른 번역가들도 PD수첩의 ‘의도적 편집’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의 번역에 참여한 번역가는 모두 13명이다.

한 번역가는 언론 인터뷰에서 “‘다우너 소’가 광우병 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번역 당시엔 (제작진이) 다우너 소 영상을 광우병과 연결시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번역가는 “미국 수퍼마켓에서 쇠고기를 사는 사람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번역했는데, ‘관심이 없다’ ‘지금은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하는 답변이 있었지만 이 내용은 방송에 나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MBC 측은 이에 대해 “광우병의 주요 특징이 다우너 증상이며 (수퍼마켓에서 한) 두 사람 인터뷰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또 광우병에 전문적 지식이 있는 학자나 의사를 통해 PD수첩 방송 내용 중 사실에 맞지 않은 부분을 가려낼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자료와 전문가들의 견해를 먼저 충분히 검토한 뒤 PD수첩 제작진을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에 대한 조사는 이르면 이번 주 후반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26일 임수빈 형사2부장검사와 4명의 검사로 5명의 PD수첩 전담 수사팀을 만들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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