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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황순원문학상 예심 후보 시인 30명, 소설 27편 선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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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미당·황순원문학상은 중앙일보와 문예중앙이 공동 주최하고 LG그룹이 후원한다. 미당 서정주(1915∼2000)선생과 소설가 황순원(1915∼2000) 선생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1년 제정했다. 그동안 정현종의 ‘견딜 수 없네’, 황동규 ‘탁족’, 최승호 ‘텔레비젼’, 김기택의 ‘어떻게 기억해냈을까’, 문태준의 ‘누가 울고 간다’, 김혜순의 ‘모래 여자’, 문인수의 ‘식당의자’ 등이 미당문학상을, 박완서의 ‘그리움을 위하여’, 김원일의 ‘손풍금’, 방현석의 ‘존재의 형식’, 김영하의 ‘보물선’, 김훈의 ‘언니의 폐경’, 구효서의 ‘명두’, 김연수의 ‘달로 간 코미디언’ 등이 황순원문학상을 받았다. 상금은 미당문학상이 3000만원, 황순원문학상이 5000만원으로 시와 단편소설을 시상하는 국내 문학상 중 최고 액수다.

미당·황순원문학상의 1차 심사는 2005년부터 선고심으로 치러지고 있다. 각 부문 선고위원들이 지난 한해 동안 발표된 작품 중 30편(시는 30명) 안팎의 예심 후보작(후보)을 골라내는 방식이다. 미당문학상 선고위원은 문혜원(43·아주대 교수)·김춘식(42·동국대 교수)·권혁웅(41·한양여대 교수)가, 황순원문학상 선고위원은 심진경(40·서울예대 강사)·손정수(39·계명대 교수)·서영인(37·대구대 연구교수)가 맡았다.

올해 심사대상이 된 문예지는 시 부문 96종, 소설 부문 65종에 달했으며,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이들 문예지에 실린 시와 소설을 모두 검토했다. 인터넷 웹진 ‘문장(www.munjang.or.kr)’도 심사대상에 포함됐다.

◇젊은 시인들의 새 얼굴=시 부문에서는 새로운 젊은 시인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최금진과 심보선·박연준·송승환 등이 그들이다. 반면 지난해 각광받았던 몇몇 젊은 시인들은 올해는 숨고르기를 하는 양상을 보였다.

예심 후보자 명단은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이상 바뀌었다. 이를 두고 권혁웅 위원은 “우리 시의 스펙트럼이 넓어진 데 따른 결과”라고 짚었다. “시의 경향성이 일정하다면 늘 주목받는 시인들이 똑같이 주목받았을 텐데, 우리 시의 다양성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김춘식 위원 역시 “몇몇 시인에 집중되던 현상이 올해는 크게 줄었고 단골손님처럼 후보에 올라오던 분들 역시 줄어든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심사과정은 순조로웠다. 문혜원 위원은 “예년에 비해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면서 “논쟁이 될 만한 작품이 줄었다는 것은 작품의 편차가 그만큼 선명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복수화·다원화되는 소설=황순원문학상 예심 후보작은 지난해에 이어 27편만 선정했다. ‘숫자 30’에 매달리다 보면 고른 수준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선고위원들의 판단에 따라서다.

시 부문에서 젊은 시인의 부상이 두드러졌다면, 소설 부문에서는 중견 작가 그룹의 개성이 눈에 띄었다. 심진경 위원은 “최근 하성란·정영문·이승우·김인숙 등 중견작가 그룹이 자기 나름의 개성을 발휘하면서 한국 문학의 중간층을 두텁게 받쳐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인 위원도 “올해는 특히 중격작가들이 자신의 문학 세계를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그 세계를 더 깊이있고 예민하게 탐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손정수 위원은 “1990년대 이후 현실에서 퇴각해 내면에 머물렀던 사회적 의식이 최근 다시 현실을 향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는 우리 소설이 단선적·진화적 발전 경로에서 벗어나 복수화·다원화돼 가는 징후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손 위원의 진단이다.

글=이지영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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