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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총선 D-1 예루살렘 현지 취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첫 팔레스타인 총선을 하루 앞둔 19일,「3천년 고도(古都)」예루살렘에는 유대인지역.이슬람지역 할것없이 의외로 침통하고 조심스러운 기운이 감돌고 있다.
16일 서안지구내 헤브론시에서 이스라엘 정착민 2명이 괴한의총격을 받아 1명은 죽고 다른 1명은 중상을 입는 예기치않은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직 범인은 못잡았지만 이번 선거를 방해하려는 이슬람 과격파들의 소행임이 분명하다고 대다수 이곳 현지인들은 믿고 있다.
게다가 지난 5일 하마스의 폭탄제조 전문가 예히야 아야시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심장부 가자지구에서 007영화를 방불케하는 교묘한 수법으로 폭사한 사건도 일찌감치 선거분위기에찬 물을 끼얹었다.
그러나 의원 88명과 자치정부의 수반을 뽑는 이번 선거는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무엇보다 이해당사자인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측 모두 20일 총선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는게 그 첫번째 이유다.
『팔레스타인 선거가 무사히 치러져 정국이 안정되면 우리의 경제도 나아질텐데 그 이상 무엇을 바라겠느냐』고 이스라엘 호텔종업원 샤이 오제르(32)는 반문했다.소수 극우파를 제외한 대다수 이스라엘인들도 자신과 같은 생각이라고 그는 단 언했다.
또 팔레스타인쪽도 1백10만 유권자의 90%가 선거인등록을 마칠 정도로 열의를 보이고 있다.
선거참관인단으로 참석하는 박동순(朴東淳)주이스라엘대사도 『중동평화를 도도한 역사의 강줄기에 비유한다면 이번 정착민 저격은한방울의 물에 지나지 않는다』며 총선을 낙관했다.
또 수천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등 이스라엘정부가 취한 일단의 조치들이 선거전망을 밝게하는 또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유리하게 전개됨에 따라 선거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팔레스타인 전역에 후보들의 포스터가 나붙어있다.
결국 이번 선거는 팔레스타인 국가 탄생의 초석으로 무사히 치러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예루살렘=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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