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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holic] 충북, 청풍명월 2500리 길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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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26일 충북 도청에서 열린 ‘삶결 따라 2500리, 청풍명월 탐사단’ 발대식에서 연방희 충북산악연맹회장, 이정 충북일보 편집국장, 정우택 충북도지사, 김수길 중앙일보 편집인(가운뎃줄 왼쪽 둘째부터) 등 참석자 50여 명이 성공을 기원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이들은 도내에서 걷기 코스를 발굴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전국을 걸어 다닐 수 있는 국토 잇기 프로젝트에 시동이 걸렸다. 그 출발점은 충청북도. 충북은 26일 ‘삶결 따라 2500리-청풍명월(淸風明月) 탐사단’의 발대식을 열고 활동에 들어갔다. 발대식에는 정우택 충북지사를 비롯해 김수길 중앙일보 편집인, 연방희 충북산악연맹회장, 이정 충북일보 편집국장, 김웅식 탐사대장(산악인), 정화의 충북 생활체육협의회 간사 등이 참석했다.

‘청풍명월 2500리 길’ 잇기 사업은 국토의 중심에 있는 충북의 자연과 역사·문화를 하나의 선으로 연결, ‘아름다운 중독-걷기(워크홀릭)’를 전국으로 전파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충북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계(道界) 2500리(970㎞, 충북의 둘레)를 걸어서 종주할 수 있는 루트를 만들어 관광명소화할 계획이다. 이 루트의 역사·문화·자연 생태계에 대한 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청풍명월 2500리 길’ 외에 ▶경북 문경새재∼충주 수안보 온천∼탄금대를 잇는 ‘옛 선비들이 과거 보러 가던 길’(120㎞) ▶한강 남쪽과 금강 북쪽 경계인 경기도 안성 칠장산∼속리산 천왕봉 간 한남금북정맥 길(193㎞)도 개발된다. 이들 사업에는 앞으로 5년간 14억2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충북은 조선시대에 서울(한양)로 과거를 보러 가던 경상도 선비들이 거쳐가던 길목이었다. 경북 안동과 문경 등지에서 문경새재를 넘어 충주로 들어와 주막에서 다리 쉼을 하고 다른 선비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이튿날 남한강에서 배를 타고 마포나루로 들어가거나, 여주·이천을 지나 서울로 올라왔다.

지금도 충주와 문경을 잇는 굽이 길은 충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코스로 유명하다. 옛 선비들이 걸었던 과거 길은 ‘현대판 과거 길’로 거듭나게 됐다. 선비들이 걸었던 과거 길을 찾아 도보여행도 하고, 자전거 하이킹·등산코스에서 옛 발자취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충주와 괴산·음성을 중심으로 남으로는 경북 문경, 북으로 경기 여주·이천을 잇는 20개 구간 120㎞를 탐사해 테마 코스로 발굴한다는 것이다.

내년 초에는 탐사단(2개 팀 60명)이 구성돼 직접 과거 길을 체험한다. 이들은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결과 보고서를 작성해 책자도 발간할 예정이다.

한강과 금강 수계 산줄기를 따라 걷는 ‘한남금북정맥 길’도 열린다. 한남금북정맥은 한반도 13정맥 중 하나로 속리산 천왕봉에서 서북으로 길게 뻗어 충북 북부내륙을 동서로 가로지르며 경기도 안성 칠장산에 이르는 산줄기다. 21개 구간에 193㎞ 길이의 산줄기를 따라 이어지는 이 길은 속리산·대청호 등 관광명소와 연계된다. 이달 말부터 11월까지 자료 수집과 현지 탐사를 거쳐 책자·안내도가 제작된다.

정우택 충북지사는 “매주 5일간 하루 30분씩만 걸어도 심장마비를 37%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면서 “우리 프로젝트가 다른 시·도로 이어질 경우 전 국토를 걷는 길도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청풍명월(淸風明月)=충북을 가리켜 흔히 ‘청풍명월의 고장’이라고 부른다.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이란 뜻의 청풍명월은 ‘충청도 양반’이라는 단어와 함께 결백하고 온건한 성품을 뜻하는 단어로 쓰여 왔다. 속리산·소백산·월악산과 충주호·대청호 등 빼어난 경관으로 청풍명월의 고장이라는 호칭이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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