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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관련 의원 옥중출마 채비-총선통한 명예회복 속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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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옥중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 5.18과 관련돼 사법처리가 예상되는 의원들이 줄줄이 15대 총선 옥중출마 의지를 굳히고 있다.정호용(鄭鎬溶).박준병(朴俊炳).허화평(許和平).허삼수(許三守)의원이 그들이다.현정부의 과거청산의지에 따라 된 서리를 맞은 이들이 총선 을 통해 명예회복을 벼르는 셈이다.
허삼수의원의 한 측근은 16일 『출마의지는 확고하다』며 『옥중출마에 대비해 비디오테이프도 제작중』이라고 귀띔했다.부산 동구가 지역구인 許의원은 설사 선거구가 통합되더라도 출마의사에는변함이 없다고 한다.
허화평의원도 마찬가지 의지를 보이고 있다.그의 측근은 『곧 신한국당 탈당을 공식선언할 것』이라며 옥중출마를 예상해 현재 비디오테이프와 육성녹음테이프를 준비중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들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내걸 주장이다.
허화평의원측은 『5공 전반에 대해 책임질 일은 책임진다』면서도 『5.18문제는 89년 여야 영수회담에서 일단락된 것』이라고 강변했다.許의원측은 또 『당시 영수회담에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물론 DJ(金大中).JP(金鍾泌)등 3金 이 모두 참석했다』고 해 이를 쟁점화할 의사를 내비쳤다.
신한국당을 탈당한 정호용의원과 자민련 박준병의원 등도 지역구관리를 계속하며 옥중출마 불사를 외치고 있다.
현행 선거법상 공직선거출마자는 법원에서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기전에는 누구나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돼 있다.따라서 이들이 5.18과 관련해 구속되더라도 총선거일인 4월11일 전에 형이 확정될 가능성이 없어 옥중출마 자체 에는 문제가없다.때문에 이들의 옥중출마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신한국당은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지 않기 위해 대진표 작성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허삼수의원의 경우 목욕탕을 찾아다니는 「때밀이 선거운동」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듯 지역구관리가 워낙 탄탄해,부산을 텃밭으로여기는 여권이지만 대적할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후문이다.
김종순(金鍾淳)시지부사무처장.우병택(禹炳澤)전시 의회의원.정의화(鄭義和)병원장 등이 공천경합을 벌이고 있으나 중구와 통합된다는 변수까지 겹쳐 윤곽이 불투명하다.
허화평의원의 포항북구는 신한국당 후보로 윤해영(尹海永)명지대교수와 박경석(朴敬錫)전지적공사사장이 경합중인데 여권 내부에선지역여론의 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충북옥천의 박준병의원과 대구서갑의 정호용의원 지역도 내정설만무성하지 여권내 후보가 뚜렷하게 떠오르지 않고 있다.
그러나 5.18 사법처리 대상에 올라 있는 이들의 출마는 단순히 개인적 차원의 의미를 넘어선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전두환(全斗煥)씨가 구속전 골목성명에서 밝힌 것처럼 이념대결을 부추길 수도 있다.뿐만 아니라 당선되기라도 하면 자 칫 면죄부가될 수도 있다.
이래저래 적잖은 파장이 예고된다.반면 이들과 달리 비자금사건이라는 「돈」에 연루된 금진호(琴震鎬)의원은 불출마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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