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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패션 어떻게 바뀌나-청순하고 앙증맞은 여성미 부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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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여성으로 돌아가자.』 분출하는 사회참여 욕구와 함께 옷차림에도 남녀평등주의를 실천했던 현대 여성들.언뜻 보아 남녀구분이안가는 이른바 매니시 룩.유니섹스 스타일 선풍은 남성과 당당히어깨를 겨루고 일하는 여성들의 표징과 같았다.
하지만 겨울눈(冬芽)속에 움트고 있는 봄을 기다리며 여성들은다른 치장을 시작한다.잊고 지냈던 여성미의 재등장이다.
하늘하늘한 꽃무늬 원피스,굵은 진주목걸이,뾰족한 하이힐….장롱 서랍속에서 한동안 묵혀지내던 「여성적인,너무나 여성적인」 옷가지와 소품들이 먼지를 털고 거리에 나선다.
공격적인 모습으로 무장하지 않아도 웬만큼 대접받게된 여성우위시대 탓과 세기말의 불안한 심리가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아내기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어쨌든 지난해 10월 파리와 밀라노에서 열렸던 96 춘하컬렉션에서 샤넬.지방시등 유명 디자이너들은 50,60년대를 풍미했던 귀엽고 청순하고 앙증맞은 스타일을 재현해 여성미 부활의 기치를 올리고 나섰다.
이신우.트로아 조 등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와 의류업체들이 선보이고 있는 봄 신제품에도 여성들의 제모습 찾기 바람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몸에 꼭끼는 상의와 부푼 치마로 연출한 「피트& 플레어」스타일,굵은 벨트로 날씬한 허리를 강 조한 A라인 원피스드레스,하체의 곡선을 그대로 드러내는 통이 좁은 바지 등이 올봄 의류 매장을 빼곡이 채울 전망이다.
색상은 단연 흰색이 강세.청량감있는 순백색에서 진주빛 광택을살린 우아한 크림색까지 다양한 톤의 흰 옷들이 쏟아져 나온다.
여기에 연두빛이 감도는 노란색.오렌지색.초록색등 생동하는 봄의자연을 닮은 색깔과 각종 형광색들이 가세해 단 조로움을 탈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
한편 단아한 여성미를 표현하기 위해 디자인은 단순할 수 있는데까지 단순해진다.꼬임.보풀등 표면효과를 낸 울.새틴등 광택 소재,다양한 프린트물 등 원단 자체의 느낌으로 변화를 줄뿐 손이 많이 간듯한 장식적인 디자인은 철저히 배제될 전망이다.
이처럼 가능한한 장식을 제거한 「미니멀리즘」은 근래 수년간 세계 패션계를 지배해온 하나의 흐름.여성의 신체를 그대로 드러내는 단순한 디자인의 물결이 최근 미국.영국.프랑스등 각국에서열리고 있는 패션쇼 무대를 휩쓸고 있다고 보그지 는 전한다.
지아니 베르사체.칼 라거펠트.캘빈 클라인.조지오 아르마니 등이 내놓은 올봄 신제품들은 옷이 아니라 사람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데 주안점을 뒀다는 소식이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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