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소문포럼>社外이사제 찬반논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사외이사는 말 그대로 회사 안에 적(籍)을 두지 않으면서 중요한 경영사항에 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일종의 비상근이사다.
그래서 「오너」의 영향력 밖에서 선임되고 의사결정을 한다는 점에서 지금의 비상근이사와는 성격이 다르다.
오너 모시기에도 바쁜 경영진 입장에서는 모실 「주인」이 하나더 늘어 골치아프고,아무 간섭없이 회사를 꾸려오던 오너 입장에서는 「목에 가시」인 셈이니 좋아할 이유가 없다.
회사를 「3권분립」체제로 생각할때 주주는 국민,이사회는 국회,경영진은 행정부에 해당된다.그래서 주주총회가 이사를 선임하고,이사회는 기업의 경영결정과 경영감시를 하게 된다.우리나라에서사외이사제가 문제되는 것은 아직도 많은 기업에서 소유와 경영이분리돼 있지 않아서다.최대주주로서 오너가 모든 이사들을 선임함은 물론,이사회를 경영진으로 부리기 때문이다.
과장하면 오너는 국회의장을 겸직하는 대통령,이사회는 장관을 겸직하는 유정회인 셈이다(모그룹 회장이 취임구상에서 밝힌 사외이사는 오너가 뽑는다는 점에서 여전히 유정회 수준에 머무를 것같다).그러다 보니 국회의원과 장관이 국민보다 대통령 눈치를 보듯 이사들이 주주나 채권은행보다 오너 눈치를 살피게 된다.
사외이사제 도입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사외이사제가 있어야 소유와 경영이 제대로 분리돼 전문경영으로 기업효율이 올라가고 오너에 의한 전횡이 없어지며 경제력집중도 완화된다고 한다.
또 그래야 소액주주와 채권은행 등 회사의 경영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권익이 보호되며,사외이사에 의한 경영감시를 통해 정도(正道)경영이 된다고 한다.그 예로 사외이사제가 있었다면 비자금을 조성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한다.
반대하는 이유도 만만치 않다.사외이사가 추가되면 의사결정이 늦어져 기업효율이 떨어지고,경영비밀이 외부로 새어나갈 위험이 크다고 한다.그 예로 유명무실했던 공기업의 사외이사제를 든다.
또 이미 기업들이 공정경영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구태여 사외이사제가 필요없다고 한다.그동안 세계화추진위원회에서 사외이사제를제안한 사람과 이에 반대해 온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김정수 전문위원.經博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