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의한국상품>1.자동차-남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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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남미의 「종주국」이나 다름없는 브라질에서 한국 자동차가 받고있는 현재의 평가는 「C플러스」다.
가장 윗급인 A등급은 독일과 유럽.일제차며 B급이 미국차다.
나머지 C급으로는 한국산과 브라질산이다.페루나 볼리비아에서도 이 평가는 별 차이가 없다.
한국차의 최대 장애물은 낮은 지명도다.상파울루에서 대우자동차대리점을 맡고 있는 프레드리코 스토쿨러사장은 『디자인.성능은 우수한 편이나 문제는 소비자들이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소비자들이 내리는 진단도 비슷하다.
지난해 가을부터 대우 에스페로를 몰고 다니는 회사원 가브리엘메리오(29.상파울루 거주)는 『멋이 있다고는 하지만 어느나라차인지 아는 사람은 드문 편』이라고 아쉬워하고 있다.
볼리비아에서 수입차를 취급하고 있는 산타크루스 인포트카의 알베르토 오르비에라 판매담당 부사장은 『한국차는 샐러리맨용』이라고 표현한다.
『한국차는 가격을 고려치 않을 때 성능이나 안전도등에서 아직추기경급에는 미치지 못하며 갓 서품된 신부 수준』이라는 평가도있다. 남미시장에 가장 신경쓰고 있는 대우자동차의 경우 현재 브라질 전역에 28개의 대리점이 있다.
인구 1,600만명으로 추산되는 상파울루 시내에 대우차 전문정비소는 세군데가 전부다.
리마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남미 진출이 아직 걸음마 단계라 어쩔수 없겠지만 현지 소비자입장에서는 불편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뒤집어 말하면 그렇기 때문에 기회가 더 많다고도 볼수 있다.
한국차의 진출을 막는 또 하나의 난제는 자국시장보호등을 내세워 예고없이 바뀌곤 하는 남미국가들의 관세정책이다.
그러나 상파울루의 대우자동차 판매상인 프레드리코 모레스는 『브라질인등의 외제차 선호경향은 광적(crazy)』이라며 기대어린 표현을 한다.
대해(大海)와 다름없는 이곳에서 한국차는 분명 중간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다.
모레스는 『대우차는 지금같이 노력해나간다면 조만간 샐러리맨용에서 경영자용으로,사제에서 추기경급으로 신분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한다.
리마(페루)=김용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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