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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원짜리 국어대사전' 속임수 유통실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망했습니다.100원에 팝니다」.
서울역.종로.용산전자상가 등의 길거리에서 이같은 문구를 내걸고 국어대사전 등을 파는 가판상인들이 끊임없이 등장해 행인들의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은 장사가 목적이 아니라 S문화사라는 악덕 출판사를 혼내주기 위해 헐값에 책을 넘긴다는 주장을 펴고있다.즉,S사에 용지를 공급하던 제지회사 직원인데 S사가 고의적으로 용지대금을 안 줘 현재 소송중이며,S사가 한권에 소비자값으로 각각 9만원씩 파는 『삼성대옥편』『한국인의 성보(姓譜)』『동의보감』을 100원씩에 판매해 이 회사의 판로에 타격을 주는 게 목적이라는 설명이다.그러나 S문화사라는 출판사는 등록되지도 않은 유령회사인 것으로 밝혀 졌다.
실제로 이 책들을 100원에 구입하려면 상.중.하 3권(한권당 각각 29만8,000원)중 2권은 100원씩에 주되 한권 값(29만8,000원)은 내야 한다는 조건을 걸고 있다.결국 116만4,000원에 달하는 총6권의 책을 29만 8,300원에 10개월 할부(매달 2만9,830원)로 구입하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대한출판문화협회의 관계자는 『이 책들은 대부분 현재판매되지 않는 절품된 책으로 중소 무허가 인쇄소에서 무단복제한것들이며 S문화사란 업체는 이들이 만든 유령회사』라고 밝혔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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