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선거區 3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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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여야의 총선후보들이 속속 결정되고 있다.이에따라 일찌감치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전국적 관심을 모으는 화제의 선거구도 부상하고 있다.거물들간의 대접전이 예상되거나 거물과 신예의 대결이 벌어지면서 상징성을 지니게 된 곳들이다.
대표적인 곳이 「신정치 1번지」.서울 강남갑구다.인구는 서울에서 일곱번째지만 예산과 세입은 단연 1위인 강남구에서도 요지만으로 구성된 곳이다.이곳은 화려한 인물대결로 관심을 끌고있다.신한국당(가칭)의 서상목(徐相穆)의원과 자민련의 김동길(金東吉)의원,그리고 민주당의 홍성우(洪性宇)최고위원등 세 사람이 출전채비를 마쳤다.국민회의는 조직책 미발표지역으로 비장의 카드를 준비중이다.
두번의 전국구의원과 보사장관을 지낸 徐의원은 「검증된 참신성」을 내세운다.산악회.볼링회등 「즐기면서 참여할 수 있는」 조직 가동에 주력하고 있다.徐의원측은 그간의 노력으로 6.27지방선거에서 서울을 휩쓴 야당바람을 막고 서울에서 유일하게 구청장과 시의원을 당선시켰음을 내세운다.
세계17개국에서 17명뿐인 유엔 고위급 자문위원에 위촉된 것도 전국최고의 소득과 교육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이 지역 유권자들이 평가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때 정치일번지라는 매력 때문에 당내 경쟁자들이 없지 않았으나 그의 인물론과 그동안의 밭갈이를 통해 지지를 획득했다.
반면 자민련 金의원은 내달중 공식 출마선언을 하고 14대의 바람을 재현한다는 계획.그동안 야당의 변화가 심해 지역구에 소홀했으나 다시 신발끈을 조일 생각이다.유창한 언변으로 경쟁후보를 압도할 수 있다고 본다.민권변호사 출신의 洪위 원도 참신한이미지를 강점으로 「이변」을 장담하고 있다.반3金기류를 타고 이 지역의 민주당 인기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고무돼있다. 졸지에 전국최고의 격전지로 부상한 곳이 해운대-기장선거구.
10일 민주당 이기택(李基澤)상임고문이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13대에 출마했던 이 지역 복귀를 공식선언했다.그의 맞상대는 신한국당 김운환(金운桓)의원.金의원은 이같은 상황 을 예견하고야당후보가 없는 상황에서도 표밭갈이에 열중해왔다.李고문측은 부인 이경의(李慶儀)여사가 그동안 매주마다 방문해 조직을 다져왔다. 당초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14대때 金의원을 이곳에 투입한 것은 李고문 「응징」을 위해서.그러나 당시에는 李고문이 전국구로 피해 대결이 무산됐다.뒤늦게 성사된 대결인 셈이다.李고문은 『민주당바람의 근원으로 만들겠다』고 장담하고 있다.노무현(盧武鉉).김정길(金正吉)전의원등과 함께 이곳에서 「YS(金대통령)이후」를 도모한다는 계산이다.
金의원은 역으로 『李고문을 누르고 전국적 인물로 도약할 찬스』라고 기백을 보이고 있다.金의원에 대해서는 민주계 중진들이 폭넓은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해운대-기장은 인구 37만5,000여명의 전국 최대선거구이기도 하다.
서대문갑은 이번 총선의 특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는 점에서 관심지역.국민회의 2인자 김상현(金相賢)의원의 아성에 신한국당에서 30대의 이성헌(李性憲)전청와대비서관이 도전했다.
관록과 패기의 일대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李씨는 비교적 수월한 서대문을 대신 이곳에서 金의원과 맞서 세대교체바람을 일으키겠다고 金대통령에게 요청,투입이 결정됐다.
金대통령이 직.간접지원을 아끼지 않을 뜻을 밝힌 바 있어 YS와 DJ (金大中국민회의총재)간 대리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金의원 진영은 『누가 나오든 개의치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이며 바짝 지역구를 챙기고 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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