入試 전략 ④ 보이는 것은 두렵지 않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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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두려움은 보기 전에 갖는 것)
  여름이면 으레 등장하는 공포영화에는 대개 일정한 법칙이 있다. 살인마나 귀신이 처음부터 등장하지 않으면서 공포심이 극대화되다가 등장 이후 급속도로 긴장감이나 공포감이 감소한다. 수험생들의 시험에 대한 두려움도 이와 같다. 간혹 평소 뛰어난 실력을 보이던 학생이 시험에서 어이없는 점수를 맞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이른바 ‘시험운’이 없는 학생들이다.
  박 모군은 수리·외국어·탐구영역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지만, 언어영역에서 4등급을 받고 재수를 하게 됐다. ‘1교시 증후군’ 때문에 시험날 1교시가 시작되자 20여분 동안 아무것도 못 보고 집중하기도 힘들었던 것이다. 박 군에게는 먼저 고1 과정에서 배우는 국어 교과서를 5번 이상 읽으면서 수능 기출문제와의 관련성을 정리하라고 했다. 모의고사 때마다 시험 시작 전 스트레칭·심호흡·따뜻한 물 마시기·좋았던 일 생각하기 등 긴장감을 풀 수 있는 방법들을 훈련하고, 한의원에서 긴장감을 풀어주는 약을 지어 수능 2달 전부터 먹도록 조언했다. 학습 영역에 대해 내용면에서 보다 자신감을 심어주고, 긴장을 완화시켜주는 행위를 평소 훈련을 통해 익히도록 한 것이다. 또 약물의 효과를 활용하되 혹시 모르는 부작용에 대해 사전실험을 거칠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다. 결국 이 학생은 전 영역 1등급의 성적으로 서울대 사회교육학과와 고려대 정경학부에 합격했다.
  김 모양은 고3 때 수능 2교시를 치르다가 재수 때는 1교시에 시험장에서 쓰러져 끝까지 시험을 치르지도 못했다. 평소 반장을 할 정도로 활달했고 체력적으로도 건강한 학생이었다. 어머니는 김 양에게 헌신적이고 기대가 컸다. 이것이 그대로 전해져 학생의 목표 설정 자체가 실력에 비해 지나치게 높았다. 김 양에게는 모의고사 후 반드시 오답노트를 작성하도록 했다. 목표를 현실적으로 수정하면서 이 목표도 충분히 가치 있다는 것을 주지시켰다. 어머니께는 1년간 학생에게 성적과 관련한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았다. 학생은 오답노트 작성을 통해 실수란 이름으로 포장됐던 객관적인 실력을 파악하면서 여유를 찾아 공부에 집중했다. 또 수정된 목표에 가까워지는 자신의 모습에서 자신감도 회복했다. 그 해 무사히 수능을 치른 이 학생은 이화여대 건축학과와 서강대 기계공학과에 합격했다.
 
全 (입시는 총력전, 모든 것을 준비하라.)
  ‘시험 운이 없다’ ‘노력해도 잘 안된다’ 고 말하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객관적인 실력과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어떤 영역·단원·문제유형에 취약한지, 전체적인 학습 습관과 방향에는 문제가 없는지. 원인을 모르는 병이 불치병이다. 원인을 파악하면 치료법은 쉽게 찾아진다. 수험생들은 학습의 방향뿐 아니라, 학습환경·심리·체력·시험 날의 컨디션까지 모두 점검하고 철저히 준비하기 바란다. 

청솔학원 총괄본부장 김형중 02-552-1232, www.cheongso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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