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환경.개발'조화 세계 하위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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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세계 여러나라 가운데 우리나라의 환경친화도는 어느 정도일까.
대륙별 주요 국가들의 환경친화도를 세계자원연구소(WRI.미국소재)의 「세계자원보고서」를 토대로 비교한 결과 한국은 20개국가운데 17위를 차지해 환경파괴가 매우 심한 것 으로 드러났다.이번 조사는 현재의 환경오염 현황보다 각 나라가 얼마나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에 더 큰 주안점이 주어졌다.
◇국가및 비교항목=비교대상이 된 20개국의 대륙별 분포를 보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6개국,미주대륙 4개국,러시아를 포함한 유럽 7개국,대양주 2개국,아프리카 1개국등이다.이들 20개 국가는 세계 인구의 61%를 차지하고 있다 .분석은 1인당 이산화탄소()방출량등 9개 항목에 대해 이뤄졌다.
◇환경현황=이산화탄소는 기상이변과 지구온난화를 가져오는 원인물질.각국이 국민 1인당 산업활동을 통해 방출하는 이산화탄소양을 보면 미국이 연간 19.5으로 단연 1위를 기록했다.또 싱가포르.호주가 각각 15.1을 방출해 2위였다.
1인당 6.1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한 한국은 13위로 나타났고인도는 1인당 0.8에 불과했다.
1인당 물소비량 역시 연간 1,868입방를 사용하는 미국이 1위를 차지했고 1,306입방인 호주가 2위로 나타났다.한국은미국의 3분의1 수준인 1인당 625입방였으나 싱가포르(84입방).스위스(168입방)등에 비하면 많이 사용하 는 편이다.
농지 ㏊당 440㎏의 비료를 사용한 한국은 뉴질랜드(899㎏).독일(520㎏)에 이어 3위를 차지,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양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이에비해 아르헨티나(6㎏).태국(39㎏)등은 화학비료를 거의 사 용하지 않았다. 전체 포유동물중 멸종위기에 처한 종(種)의 비율은 호주(13.5%).인도(12.3%)에 이어 한국이 12.2%로 3위를 기록했다.하지만 전체 포유동물의 종수가 인도 317,호주 282종에 달해 49종에 불과한 한국은 종다양성이 가 장 빈약한 국가로 볼 수 있다.반면 각각 60종과 76종의 포유동물이서식하고 있는 스웨덴이나 독일은 멸종위기 종의 비율이 각각 1.7%와 2.6%에 불과해 야생동물 보호가 잘 이뤄지고 있다.
◇인구현황=90~95년 한국의 인구증가율은 연간 0.82%로아홉번째로 높았다.가장 낮은 나라는0.09%인 이탈리아였고 러시아(0.2%).영국(0.24%)등도 낮은 편이었다.
반면 남아프리카공화국(2.37%)과 멕시코(2.06%)가 인구증가율 1,2위를 차지,인구의 환경친화도가 떨어졌다.
1,000㏊당 인구로 나타낸 인구밀도에서는 싱가포르가 4만5,869명으로1위를 차지했고 4,508명인 한국이 그 뒤를 이었다.반면 국토가 넓은 호주는 23명,러시아는 88명에 불과했다. ◇종합평가=20개 국가의 인구.환경현황을 항목별로 비교,순위에 따라 1~20점을 부여했고 9개 항목 점수를 평균내 종합점수를 매겼다.
〈표 참조〉 이 결과 인구밀도가 높고,멸종위기를 맞은 야생동물과 비료사용량이 많은 한국은 17위로 나타나 하위권에 들었다. 가장 환경파괴가 적은 국가로는 인구밀도.도시인구비율.비료사용량.에너지소비량.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낮은 태국이 선정됐다.스위스는 자연보호구역 면적이 넓고 야생동물 보호도 잘 돼 2위를기록했다.
반면 미국과 호주는 물.에너지 소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많았고 1인당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많아 꼴찌를 차지했다.
싱가포르도 인구가 밀집된 도시국가로서 지니는 한계와 함께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많은 탓에 18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은 과소비로 지구환경을 파괴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일부 선진국의 모습을 답습하기보다 지속가능한 개발을향해 나아가는 환경정책 수립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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