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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서 살살 퍼팅해도 '풍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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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스타의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맑았다. 푸른 하늘에 융단 같은 녹색 잔디가 어우러진 골프장은 말 그대로 '꿈의 코스'였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개막을 이틀 앞둔 6일(한국시간) 최경주(34.슈페리어)는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드라이브샷과 칩샷 훈련에 주력했다. 스윙이 한결 간결해졌고, 원하는 곳에 공을 자유자재로 떨어뜨렸다.

대회가 열릴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6634m)은 완벽한 코스 상태를 자랑했다. 잘 깎인 페어웨이와 코스 곳곳의 꽃들이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보러 온 갤러리를 반겼다.

지난 4일 이곳에 와 두차례 연습 라운드를 했다는 최경주는 "첫 출전한 지난해 대회를 앞두고는 코스 파악에 주력했지만 올해는 코스를 속속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여유가 생겼다. 그만큼 에너지를 축적할 수 있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두번째 출전인데.

"이 코스에 서면 기분이 좋다. 마스터스는 US오픈이나 PGA챔피언십 등 다른 메이저 대회와는 분위기가 또 다르다. 갤러리.자원봉사자.사무국 직원들이 완벽한 대회를 만들기 위해 1년 내내 매달린 흔적이 역력하다. 선수들에 대한 대접도 융숭하다. 내가 이 대회에 유난히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공동 15위였는데 올해는 더 잘하고 싶다."

-지난해에 비해 달라진 점은.

"11번홀에 나무를 많이 심었다지만 코스 자체는 크게 바뀐 게 없다. 다만 비가 많이 내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날씨가 쾌청해 그린이 무척 빠르다. 스핀을 많이 넣어 어떻게 공을 세우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다."

-우승 후보를 꼽는다면.

"단연 타이거 우즈다. 오거스타 골프장은 러프가 짧기 때문에 드라이브샷을 맘껏 때릴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우즈는 자유자재로 그린 위에 공을 세운다. 하지만 공은 둥글기 때문에 퍼트 감각만 좋다면 KJ(최경주의 애칭)도 우승하지 말란 법은 없다."

-어떤 홀이 가장 어렵나.

"파4의 14번홀과 파3 16번홀이다. 두 홀 모두 그린이 엄청 빠르다. 연습 라운드 때 퍼트를 살짝 갔다댔는 데도 공이 내리막 경사를 타고 두번이나 물에 빠져 버렸다. 내리막 퍼트는 금물이다."

-캐디를 바꿨는데.

"지난해 독일 마스터스에서 호흡을 맞췄던 앤디 프라저(영국)가 캐디를 맡는다. 지난해엔 나나 캐디 모두 서투른 탓에 클럽 선택을 잘못해 손해보는 경우가 많았다. 프라저는 닉 팔도가 마스터스에서 우승 당시 캐디를 맡았던 베테랑이다.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오거스타=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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