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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 측정 불가 최연소 교수 첫 강의 “지능지수, 노력 안 하면 소용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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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세계 최연소 교수로 기네스북에 오른 알리아 사버(19)가 19일 건국대 교수로 임명돼 서울 화양동 본교에서 임명장을 받은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버는 이날 오후 4시 학부생과 대학원생 200명을 대상으로 첫 강의를 했다. [뉴시스]

19일 오후 4시 건국대 서울캠퍼스 상허기념관. 금발머리의 10대 미국 소녀가 강단에 섰다.

“나노 기술은 그동안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실용화와 상업화가 부족합니다. 응용 기술 연구로 초고량 데이터 저장장치, 화학·바이오 센서 등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유창하게 ‘나노 기술’을 설명하는 이는 학생이 아니다. 세계 최연소 교수(1989년 2월 22일생)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알리아 사버(19) 교수다.

사버 교수는 이날 특강을 했다. 한국에서의 첫 번째 강의다.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된 강의는 200여 명의 학생들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상기된 얼굴에 긴장한 표정만큼은 10대 소녀였다.

신기술융합학과 석사과정 서지현(22·여)씨는 “나보다 어린 나이에 이 정도 연구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사버 교수의 융합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가 대학원생들의 연구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학과 선우영 교수는 “관련 수식을 그려가며 강의를 거의 완벽하게 소화했다. 질문에도 막힘 없이 침착하게 답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강의에 앞서 오명 총장은 사버 교수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공과대학 신기술융합학과 외국인 전임교원 신분이다. 사버 교수는 앞으로 1년 동안 ‘나노 기술’을 연구하고 특강 형식으로 학생들을 지도한다.

전기공학 기술자인 아버지와 지역방송 기자인 어머니 밑에서 태어난 사버 교수는 미국에서 일찌감치 ‘천재소녀’로 이름을 날렸다.

사버 교수는 초등학교 때 지능지수(IQ)를 측정했더니 ‘측정 불가(off the chart)’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그러나 사버 교수는 “지능지수는 중요하지 않다.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노력하지 않으면 머리가 좋지 않은 것만 못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떤 연구를 하게 되는지.

“나노 튜브 개발에 관심이 많다. 의학적인 응용을 할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하려고 한다. 센서를 개발해 화학·환경 분야 등에도 적용할 생각이다.”

-천재로 성장했는데 부모 의 특별 양육 방식이나 자신만의 노력이 있었나.

“천재성은 ‘신이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은 내가 뭔가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그냥 내버려뒀다. 나는 그저 ‘책임감이 강한 좋은 학생’이었다.”

-‘천재 소녀’로서의 부담도 있었을 텐데, 삶의 동력이 뭔가.

“내 삶의 동력은 ‘배움에 대한 관심’이다. 더 많이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한다. 교수로서 일을 하는 것도 더 배우고 싶은 열망에서 나온 것이다.”

-자신의 천재성을 사람들을 위해 써야겠다는 신념이 있나.

“사람들에게 유익하게 쓰일 수 있는 연구를 많이 하고 싶다. 강단에 서는 만큼 젊은이들을 자극하고 동기를 부여하고 싶다. 또 음악으로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다.”

박유미·김민상 기자

◇알리아 사버=1999년 10세의 나이로 뉴욕 스토니브룩 주립대학에 입학해 응용수학을 전공했다. 필라델피아 드렉슬 대학에서 나노 재료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밟았고 올해 8월 졸업 예정이다.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 전문가 수준의 클라리넷 연주 실력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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