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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제2인생” LEET에 몰린 405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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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중·고생 아들 둘을 둔 주부 김모(46)씨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을 위해 8월에 실시되는 법학적성시험(LEET) 원서를 접수 첫날인 9일 냈다.

한때 의사였으나 10년 전 자녀 양육 등의 문제로 그만둔 김씨는 올봄부터 로스쿨 학원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12시간씩 집중적으로 공부해 왔다. 김씨는 “지난해 8월 로스쿨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했을 때 나를 위한 기회라는 느낌이 왔다. 어렸을 적 꿈인 변호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중·고생 대상 입시학원을 경영하다 2년 전부터 쉬고 있는 최모(54)씨도 16일 LEET에 도전장을 냈다. 최씨는 “공부를 더 하고 싶고 나 자신을 시험해 보고 싶어 일을 그만뒀다”며 “법무사 공부를 하다 법 공부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 아예 로스쿨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해 11월부터 하루 11시간을 공부한다. 최씨는 “이 나이에 돈 벌려고 변호사 한다면 늙어서 뭐 하는 짓이냐고 할 것”이라며 “돈 없는 사람과 억울한 사람을 위한 인권변호사가 돼 무료 법률 하면서 사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이들이 내년 3월 문을 여는 로스쿨 입학을 위해 LEET에 도전하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9일부터 17일까지 원서 접수를 한 결과 41~50세 478명, 51세 이상 98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전체 1만960명의 응시자 중 5.3%에 이른다. 졸업 연도로도 1979년 이전에 졸업한 이들이 39명(0.4%), 80~89년 졸업생이 205명(1.9%)이었다. 김명기 사무국장은 “51세 이상만 100명 가까이 되는 것은 협의회에서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며 “대부분 학력 수준이 높은 사람들로, 새로운 일을 찾는 이들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실한 늦깎이 준비생”=늦깎이 로시생(로스쿨 고시생)들은 이미 학원가에서는 성실하기로 유명하다. 40~50대 수십 명이 다니는 H학원 엄주철 원장은 “과거 이루지 못했던 꿈을 이루겠다는 이들이라 열심”이라며 “이들이 학습 분위기를 좋게 만든다”고 말했다. S학원 관계자도 “10여 명이 다니는데 출석률에서나 수업 집중도에서 최고”라고 했다.

이들은 서로 만나는 모임을 꾸려 애로사항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한다. 주부 김씨는 “40~50대끼리는 아무래도 상황이 비슷해 서로 통한다”며 “일을 그만두고 로스쿨 공부에 몰입하는 공무원 분을 보며 자극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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