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평양주재 외교관들 전화-北 춥고 배고픈 새해맞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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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3일부터 신년 업무가 시작된 북한은 영하 10~13도의 강추위가 몰아치면서 식량및 연료난이 더욱 심각해져 평양 외곽 지역의 경우 하루 곡물 배급량이 과거 700에서 300으로 줄어들정도로 악화돼가고 있다고 평양주재 외국 외교관들 이 전했다.2일 오후(미국시간)평양주재 스웨덴.인도및 폴란드 대사관과 통화하는 도중 전화는 여러 차례 끊겼으며 외교관들은 식량난이나 김정일(金正日) 등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하기를 꺼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다음은 이들 외교관들과의 일문일답 내용.
-북한의 새해 분위기는 어떤가.
『여기도 1,2일 이틀간 연휴가 있었다.오늘(3일)부터 일이시작돼 거리에 다시 사람들이 붐비기 시작했다.』 -지난 여름 홍수 때문에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다는데….
『유엔의 보고내용 대로라고 생각하면 된다.갈수록 사정이 악화되는 것 같다.수해 전에는 하루 곡물배급량이 성인 1인당 600~700이었으나 요즈음은 하루 300까지 줄어 든 것으로 알고있다.특히 연료나 주택 등의 부족도 심각한 상황 인 것으로 듣고 있다.』 -북한의 정치 상황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하기 어렵다.알지도 못하거니와어느 누구로부터도 정확한 내용을 듣는 것이 불가능하다.』 -김정일의 근황은 자주 소개되나.
『지난해 10월10일 노동당 창당일 행사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보지 못했다.물론 TV에는 매일 나오지만 이는 대개 수년전에 찍은 기록 필름이며 최근 모습은 못봤다.』 -북한군의 휴전선 이동 배치등 심상치 않은 조짐이 있다는 설도있는데.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북한은 폐쇄사회 아닌가.그러나평양은 외관상으로는 안정을 보이고 있다.』 폴란드와 인도 외교관은 각각 근무한 지 2년이 지났으며 스웨덴 외교관은 지난 9월 부임했다고 밝혔다.스웨덴 외교관은 자신의 이름과 직책을 밝혔으나 나머지는 익명을 요구했다.
워싱턴=김용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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