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재 3연승이끈 2m3cm 새내기 구본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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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가난한 소년에서 귀하신 몸으로」.
LG화재 배구스타 구본왕(23㎝.90㎏)에게 따라붙는 말이다.대학 맞수 김세진(한양대→삼성화재)이 고교때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안팎의 축복속에 성장한 귀공자라면 그는 대학(경기대) 3학년이 될 때까지 존재조차 희미한 무 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뼈를 깎는 훈련덕에 실업무대에서는 무려 계약금 5억원짜리 귀하신 몸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구본왕의 「스타등록」이 그토록 늦어진 것은 찌든 가난 때문.
그는 경기도성남의 검단국교 6학년때 멀쑥한 키(당시 165㎝)하나만 믿고 스타를 꿈꾸며 배구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듬해(원삼중 1학년) 아버지가 병환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소년의 꿈도 일그러지기 시작했다.아버지가 남긴 「유일한 유산」은 가난.행상등 허드렛일로 3남3녀를 먹여살려야 하는 어머니는 막내 본왕에게 밥 한술 더 떠줄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결국 2학년초 힘이 달려 운동을 그만둬야 했다.
구본왕이 코트로 돌아온 것은 수원수성고 1학년말.스타에의 미련도 미련이지만 먹을걱정 없는 기숙사생활이 좋은 미끼였다.그때부터 토스.리시브등 「중학과정」을 새로 시작해야 했다.그가 겨우 기본과정을 마쳤을 때는 벌써 대학3학년.
그러나 그의 기량은 대회를 치를수록 수직상승을 거듭했다.올해초에야 김세진.김상우(성균관대→삼성화재).구준회(홍익대→LG화재)등과 함께 대학가 최고스타로 부상한 그는 이제 스타군단 LG화재에서도 매게임 해결사로 등장,팀의 3연승을 주도하고 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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