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짚어본'95년 세계 증시'-선진국 활황 개도국 허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부익부 빈익빈' 올해 세계 주식시장은 대체로 이 한마디로 요약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선진국증시는 전반적으로 활황을 누린 반면 개발도상국증시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재미를 본 곳은 미국.뉴욕증시는 올 한 해 내내 상승세를 이어가 지난 11월21일 다우존스지수가 대망의 5,000고지를 넘어섰다.경기연착륙 기대와 꾸준한 금리하락 추세 속에소프트웨어 등 첨단기술 관련주가 상승장을 주도했 다.
런던주가도 올해 크게 올랐다.30개 주요종목을 기준한 FT 30지수는 13.46%,FT 100지수는 19.94% 상승했다. 런던증시의 오름세는 기본적으로 물가 및 금리안정을 바탕으로한 것인데 여기에 뉴욕증시의 활황도 한몫 톡톡히 거들었다.
마르크화 강세로 올해 실물경기가 휘청거렸던 독일도 증시는 좋은 편이었다.닥스지수가 연초보다 8.03% 올랐다.유럽 선진국중에서는 프랑스만 올해 별재미를 못 봤다.긴축정책으로 인한 경기부진 우려가 컸던 탓인데 연말 주가가 연초보다 소폭(0.11%)떨어졌다.
도쿄증시는 연초 약세국면을 벗어나지 못해 어두운 전망을 던지기도 했으나 거품경제의 후유증이 올해로 대충 마무리되고 내년부터 경기가 살아나리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연말에 닛케이지수가 2만선을 회복했다.
97년 이후에 대한 불안이 상존하는 가운데서도 홍콩증시는 올해 22.05%나 올라 미국에 이어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홍콩의 장래에 대해 낙관론이 우세한데다 영국과 중국의 관계개선이 외국인 매수세를 촉발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소폭의 오름세(3.35%)로 올해를 마감했다.
그러나 개도국증시는 우리나라(연초대비 12.9% 하락)처럼 대체로 하락 또는 침체장세를 면치 못했다.최악의 성적을 낸 곳은 대만.가권(加權)지수 연간 하락률이 28.3%에 달했다.중국의 군사위협이 가시화되면서 경제전반에 불안감이 높아진 탓이었다. 태국증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내내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지난 7월 출범한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낮고 통화긴축으로 이자율이 상승한 것이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브라질증시도 올해 1.26% 떨어져 연초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이밖에 말레이시아및 아르헨티나 증시도 연간 상승률이 2%선에 그쳤다.개도국중에는 특이하게도 멕시코 증시가 호조를 보였다.한햇동안 17.47%나 오른 것.연초 페소화 폭 락사태로 채권시장이 흔들리면서 투자자금이 주식쪽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심상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