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在美1.5세대 다룬 드라마 MBC 내년 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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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밖으로!』를 드높여 외치는 세계화시대에 역이민 사태를 맞은재미교포사회를 그 자녀들의 시각에서 조명하는 색다른 드라마가 새해 브라운관을 탄다.『아들의 여자』등 히트극을 연출한뒤 프리로 나선 이관희PD와 삼화프로덕션이 기획.제작하 고 MBC가 내년4월22일부터 방송할 16부작 미니시리즈는 제목부터 특이하다.『1.5』.
「1.5」란 70년대초 한국에서 태어나 6~7세때 부모손을 잡고 이민길에 올랐던 「반한반미(半韓半美)」세대.이 드라마는 입양아로 미국땅을 밟은 여섯살 꼬마 진호가 다양한 집안의 또래1.5세대 친구들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된다.홀어 머니와 단둘이이민온 소녀 유진,유복한 의사집안의 아들 석현,빈민가출신으로 밤새 일하는 부모를 돕는 장욱등이 그들이다.20년뒤 장성한 이들은 각각 기업체스카우트.가수지망.군복무등의 이유로 고국에 돌아온다.하지만 고국은 자신들이 떠났 던 20년전과는 딴판이다.
드라마는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깨닫게 된 1.5세대들이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고국에 정착하는 역이민 과정을 때로 코믹하게,때로 눈물겹게 묘사한다.
7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매년 수만명씩 미국으로 떠났던 한국인들은 현재 170만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대부분 소규모 자영업에 종사하며 그나마 성공을 시샘하는 흑인들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재미교포 상당수가 한국으로 역이민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80년이후 역이민자 6만5,000명중 재미교포가 74% 를 차지한다.이 드라마는 그런 시대사가 배경이다.암울의 시대에 조국을 떠났다가 그곳에서도 뿌리내리지 못하고 다시 조국을 찾는 사람들.
멜로드라마에 미스터리와 액션,사회의식까지 교대로 삽입해 흥행작을 만들어내는 연출자 이관희의 개성은 『1.5』에서도 그대로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다양한 서사구조로 드라마의 참 재미를 추구한다는게 이씨의 밑그림이다.미국에 조기유학간 오렌지족과 현지1.5세대간의 문화충돌,기지촌 혼혈아의 인권문제,입양아의 뿌리찾기등 「미국」하면 연상되는 현안들이 극중 곳곳에서 튀어나온다.여기에는 한인을 박대하는 미국과 이민자녀에게 너그럽지 못한 한국사회의 폐쇄성을 동시에 꼬집는 촌철살인의 묘가 담겨있다.
전체의 30%이상이 미국로케로 제작될 『1.5』는 편당제작비가 보통 미니시리즈의 4배인 1억2,000여만원이 들어가는 대작이다. 캐스팅도 화려하다.영화출연으로 지난 반년간 TV에서 사라졌던 심은하.정우성.손지창이 주인공 물망에 오르고 있다.
기획자인 이관희프로덕션측은 『역이민을 소재로 신구세대간 의식차이와 동서양의 문화차이를 드러냄으로써 시청자의 세계관을 넓히도록 하는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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