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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Earth Save Us] 노후 대비 투자로 … 농촌 부업으로 남녘 들판 풍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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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전남 나주시 세지면 동신마을 과수원 가운데 들어선 100㎾급 태양광발전소. 심모(57·사업)씨가 2억2600만원을 투자해 만들었다. 관리비와 은행이자·원금상환액 등을 제하고 15년간 매년 3200만~8700만원의 소득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회사원 조모(51·전남 나주시)씨는 지난달 말 무·배추 같은 채소를 심던 자신의 밭 900㎡에 2억2000만원을 들여 30㎾급 소규모 상업용 태양광발전소를 지었다. 그는 여기서 생산하는 전기를 한국전력공사(한전)에 공급해 주고, 연간 투자금의 13%인 3000만원의 소득을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루 4시간 정도 생산해 ㎾당 677원씩 한전에 일년 동안 파는 것(30㎾X4시간X677원X365일=약 2965만원)을 계산한 것이다. 조씨는 “수익이 은행금리보다 높은 데다 매달 250만원가량 통장에 안정적으로 돈이 들어와 재투자할 수 있다는 데 끌렸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전남 나주시 세지면 동신마을. 비닐하우스와 배·석류 과수원 사이에 태양전지판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태양전지를 이용해 햇빛을 전기에너지로 바꿔 판매하는 태양광발전소 100㎾급 두 곳이 지난달 가동을 시작했다. 100㎾급 태양광발전소는 40가구인 이 마을 전체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만들고 있다.

주민 최병택(67)씨는 “개인이 수익사업으로 하는 태양광발전소가 올 들어 이웃마을까지 합해 세 곳이나 생겼고, 여기에 투자하려는 주민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접한 전남 영암군 신북면엔 마을마다 거의 한 개꼴로 태양광발전소가 자리했다. 밭을 매거나 논에 모를 심는 주민들 사이로 어렵지 않게 태양광발전소를 볼 수 있다. 영암에는 현재 17곳 20만㎡ 부지에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서 있다. 이들 외에도 영암의 25곳에서 태양광발전소가 건설 중이다.

남도 들녘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전남 나주~영암~해남에 이르는 국도 13호선 주변에만 개인이 건설한 수익용 태양광발전소 50여 곳이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이다. 이 지역에 이처럼 태양광 발전소가 몰리는 것은 다른 지역보다 일조량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높은 산이 적고 구릉지가 많은 데다 적당한 바람으로 발전량이 다른 곳보다 많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싼 땅값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말 영암에 100㎾급 태양광발전소를 세운 조모(58·사업·광주시 북구)씨는 투자비 7억원 중 에너지관리공단을 통해 4억8000만원을 3.75% 이율로 대출받고 자기자본 2억2600만원을 투자했다. 그는 관리비와 대출이자를 제하고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7400만~7600만원씩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조씨는 “직장인의 연금이나 퇴직금처럼 활용할 수 있어 은퇴 전에 서둘러 준비했다”며 “은퇴 후 발전소 주변에 잔디를 심고 태양열주택을 지어 전원생활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장주 전남도과학기술과장은 “태양광발전소는 6월 현재 전국적으로 125㎿가 가동 중이고, 이 중 약 70㎿가 전남에서 생산된다”며 “이런 붐은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 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창환 기자

◇발전차액지원제도=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들에게 투자의 경제성을 보장해 주기 위해 2002년 도입됐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공급한 전기의 전력거래가격이 지식경제부 장관이 고시한 기준가격보다 낮은 경우 그 차액을 15년 또는 20년간 지원해 준다. 6월 현재 전력거래가격은 ㎾당 100원 안팎이지만 태양광발전사업자들에겐 기준가격인 677.38원이 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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