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회동 YS.이회창前총리-與개편 앞두고 만나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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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최근 이회창(李會昌)전총리를 비공개로만난 것으로 알려져 여권의 새판짜기 움직임과 관련,결과가 주목된다.金대통령은 李전총리와 두차례 만났다는 얘기도 있다.
청와대의 한 채널에서는 27일 만났다는 것 까지는 확인해주었으나 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한 관계자는 『최근 계속된 각계원로와의 대화 일환』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항간에 나도는 신한국당(가칭)의 지도체제 개편등과 연계하지 말아 달라는 주문이다.그러나 청와대가 각별히 보안에 신경을 썼다는 점에서 단순한 만남이 아니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두사람의 대화내용은 李전총리 자신이 만났다는 사실조차 확인해주지 않고있어 알 수 없다.다만 청와대의 기류나 李전총리 측근들의 얘기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을 뿐이다.
현재로서는 金대통령과 李전총리의 회동에서 명확한 결론이 난 것 같지는 않다.李전총리의 입당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李전총리의 한 측근은 『전혀 제의받은 것이 없다』고 잡아뗐다.
이번 두사람의 만남에서는 입당과 관련한 얘기가 오간 것으로 감지된다.
여권의 입장에서는 李전총리가 백의종군해 서울등 수도권 지역구에 출마해준다면 최상이다.여당 열세지역인 수도권에서는 한 석이귀중하고 또 李전총리가 나설 경우 신한국당의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해 수도권의 여당 바람을 형성할 수도 있다.
李전총리측 입장에서 본다면 별다른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현재의 신한국당을 택할 인센티브가 없다.
지역구 출마 자체가 위험요소를 안고있고 당선된다 해도 정치판에서는 초선의원에 불과하다.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지 않고 총선후의 복잡한 정치변동 와중에서 오히려 「기회」가 올 수도 있다.
이런 점을 본다면 전국구 1번에 선거대책위원장이라는 자리를 제의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李전총리로서는 아직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것같다.
그는 개혁민주당으로부터도 꾸준히 영입교섭을 받았고 앞으로 총선이후의 상황 변화까지는 기다려 보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가 대통령과의 면담을 굳이 부인하는 것도 면담의 성과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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