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중국,싱가포르式 국가질서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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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장쩌민(江澤民.얼굴)과 주룽지(朱鎔基)로 대표되는 중국 새 지도층의 주요 정책목표는 중국을 일정한 궤도에 진입시키는 작업이다. 「졔구이」(接軌)라고 불리는 이와 같은 목표는 이제 중국집권층의 선전기관을 통해 중국내 주요 신문들의 머릿면을 장식하고 있다.
개혁의 선구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은 이를 위해 중앙정부의 권한을 일부 줄이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鄧의 뒤를 이어 권력중심에 선 새 지도자들은 중앙의 통제력약화를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江주석과 朱부총리 등 새 지도층이 중앙의 권한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곳곳에서 관측된다.
최근에는 부정을 저지른 공무원들이 감옥에 보내졌으며 지방으로이양된 중앙정부의 권한을 되찾으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중앙정부측은 또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영기업의 처분에 나서는 한편 세제개혁과 은행의 제도개선을 서두르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총체적 개혁의 목표는 중국을 싱가포르처럼 깨끗하고 질서 잡힌 사회로 만든다는 것이다.
중국의 새 지도자들은 정치적으로 잘 길들여지고 사회적으로는 가족중심적이며 또한 경제적으로는 대담성을 갖춘 싱가포르를 선망하고 있다.
이런 의지를 잘 보여주는 곳이 상하이(上海)에서 내륙쪽으로 130㎞ 떨어진 장자강(張家港)이다.
중국내 일반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창녀들의 영업행위가 엄격하게 금지된 이 곳은 중국정부가 「기품 있는 도시」로 가꾸고있는 지역이다.
도시계획에 의해 건설된 이 지역은 매년 30%의 성장과 함께엄격한 자전거및 차량규제 등이 중국내 다른 도시와는 크게 다르다. 이 도시는 『우리는 우주에 위성을 쏘아 올릴 줄은 알면서왜 냄새나지 않는 공중변소 하나 만들 수 없느냐』는 江주석의 지적에 따라 건설됐으며 앞으로 중국 지도층이 내세우는 표본으로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정부는 최근 대표적 반체제 인사인 웨이징성(魏京生)을 다시 징역 보내는 등 국가건설과 질서확립을 위해 권위를 강화하는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자강의 건설은 중국 지도층이 지향하는 바가 어디인가를 잘 나타내 주는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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