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첫 출정 內憂外患 겪는 민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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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민주당은 26일 당무회의를 열었다.개혁신당과의 통합후 가진 첫 회의라 의원들과 신임 당무위원들의 각오는 남달랐다.
김원기(金元基)공동대표가 『이제 조직강화특위를 신속히 구성해내년 총선준비에 박차를 가하자』고 했고 새로 인선된 최고위원들은 『정치신인이지만 최선을 다하겠다』(洪性宇.河璟根)는등 비장해 보였다.
그러나 신당「출정식」이나 다름없는 이날 회의에도 불구하고 통합민주당은 내우(內憂)와 외환(外患)의 이중고(二重苦)를 겪고있다. 마침 당무회의가 열리던 시각 백승홍(白承弘)대구시지부장이 『내년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달초 이상두(李相斗.경주)의원에 이어 TK(대구-경북)지역에서의 두번째 탈당이다.
정치권 전체로 보면 미미한 이탈에 불과하지만 민주당으로서는 작지않은 충격인 셈이다.白지부장은 대구에서는 비교적 알려진 인물로,TK지역 맹주를 노리는 이기택(李基澤)상임고문 계보이자 민주당의 대구거점 인물이기 때문이다.이는 이 지역 에서 신한국당.국민회의와 마찬가지로 민주당 간판으로도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외부인사 영입도 난항을 겪고 있다.특히 이회창(李會昌)전총리,안상수(安商守)인권변호사,홍준표(洪準杓)변호사,최열(崔冽)환경운동연합사무총장등은 민주당이 끌어들이려고 하는 인사들.
그러나 이들에 대해 신한국당에서도 영입을 추진하고 있고 특히安변호사의 경우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가 영입을 위해 독대까지 하는등 다른 정당과의 영입 선점(先占)경쟁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민주당으로서는 여간 난감한 게 아니다.
이런 와중에 신한국당행으로 알려진 여익구(呂益九)전민불련의장이 26일 『사실과 다르다.통합민주당 군포지구당 조직책에 신청할 예정』이라는 성명을 발표,민주당으로서는 「가뭄에 단비」를 맞았다. 그럼에도 『깜짝 놀랄만한 참신한 인물을 영입하겠다』(이기택고문.김원기대표)는 당초 의지와는 달리 영입난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신한국당과의 합당소문이 끊임없이 민주당을 괴롭히고 있다.국민회의와 결별후부터 「여당 2중대설」에 시달리더니 요즘은아예 「여당흡수설」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철(李哲)총무는 『신한국당의 짝사랑』이라 코웃음쳤고,이규택(李揆澤)대변인은 『신한국당과 민주당의 합당 운운은 여당의 구태의연한 공작정치』라며 발끈했다.
하지만 친(親)YS(金泳三대통령)인사들이 상당수 포진해있는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총선을 이같은 소문 속에서 치를 수 밖에 없다는 데 고민이 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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