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백화점 수수료매장 빈자리 '하늘의 별따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서울 영등포 경방필백화점에 있는 군밤코너는 한달에 3,000만원어치를 판다.이중 20%인 600만원은 매장을 빌려준 대가로 백화점에 주고 나머지는 주인이 가져간다.
백화점에는 이처럼 임대료나 보증금을 받지 않고 판매금액의 일정비율을 수수료로 받는 매장이 3~5%정도 된다.
대부분 매장을 백화점이 직접 운영하지만 스낵코너처럼 품이 많이 들어 직영하기가 곤란한 업종은 외부에 맡긴다.브랜드가 유명한 화장품.기성복.구두도 메이커에 매장을 빌려주고 백화점은 수수료만 받는다.
수수료는 백화점과 품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판매액의 40%를수수료로 고스란히 바치는 매장이 있는가 하면 10%만 물고도 오히려 떵떵거리는 매장도 있다.
금강제화.엘칸토.에스콰이아등 제화 3사의 매장은 수수료가 낮은 편에 속한다.백화점으로서는 고객을 유치하는데 구두매장만한 곳이 없다보니 제화 3사를 소홀히 대할 수 없는 약자(弱者)입장이다. 신설 백화점들은 제화 3사 매장을 모셔오기에 바쁠 정도다.롯데.신세계등 상위 백화점은 그래도 20%의 수수료를 받는다.하지만 뉴코아.그랜드.그레이스.경방필.애경등으로 내려가면수수료율은 10~15%수준으로 떨어진다.그렇다고 제품값 에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어서 매장측이 챙기는 마진만 달라지는 셈이다.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과 한화유통 갤러리아점은 제화 3사의 구두매장을 없애버렸다.제화회사들의 배짱이 비위에 거슬려 수입품이나 살롱화 매장으로 바꿨다.대신 수수료율도 25%수준으로 올렸다.수수료율은 백화점마다 어떤 품목이 많이 팔 리느냐에따라서도 달라진다.브랜드와는 상관없이 잘 나가는 품목에 대해서는 백화점 입김이 강해져 수수료도 비싸지게 마련이다.롯데백화점은 숙녀의류가 35%로 센 편이고 신세계는 잡화류 40%,의류30% 안팎이다.현대백화점은 의류.화장 품(30%),갤러리아는여성 속옷(35%)이 상위에 속한다.
하지만 제화 3사처럼 브랜드 명성이 높거나 단가가 높은 품목은 수수료가 내려간다.피아노는 평소에 10% 안팎이고 세일때는6%선까지 내려간다.한벌에 수백만원 하는 모피도 15~18%선이다. 백화점 매장은 이처럼 많은 수수료를 물고도 통상 20~30%의 이익을 남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백화점의 이미지를 등에 업고 매출을 보장받기 때문이다.그러다보니 백화점에 매장을차린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대부분 백화점들이 매장을 직접 운영하려 드는 추세인데다 기존의 임대매장들이 그만두는 경우가 거의 없어 빈자리는 여간해서 나오지 않는다.
이종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