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오름세로 반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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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그동안 금리가 너무 많이 떨어진 탓일까.최근들어 6일째 계속되고 있는 채권금리의 급상승은 자금시장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회사채(은행보증 3년만기)금리의 경우 지난 14일 11.38%를 바닥으로 상승하기 시작,21일에는 하룻새 0.21%포인트가 올라 11.88%를 기록했다.
단기금리인 91일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역시 11일 이후 21일 현재까지 0.40%포인트 상승,11.90%를 기록하고 있다. 특이할만한 것은 연일 사상최저치 경신행진을 하던 1종국민주택채권의 금리가 20일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21일 하룻동안0.20%포인트나 올랐다.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최근의 금리 급반등 원인을 ▶은행을 중심으로 한 단기자금 경색▶증권사 들의 과다한 채권보유▶증안기금의 채권매각등에서 찾는다.
삼삼투자금융의 한 관계자는 『21일 현재 은행들이 지준부족규모(적수기준)가 5조4,000억원에 달하는등 단기자금 경색 기미가 있다』며 『한국은행이 21일 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채권을되사줘 지준은 무리없이 넘어가겠지만 자금경색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양증권의 한 관계자는 『단기자금이 이처럼 빡빡해지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최근 단기자금 사정이 악화되자 보유 채권을 팔고은행등 다른 금융기관들도 채권 매수를 자제하는 바람에 금리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증권사들은 16일 현재 사상 최대 규모인 7조155억원어치의 채권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증권사들은 그동안 다소 낮은 금리로 무리하게 채권 사재기에 나섰는데 이것이 단기자금시장이 불안한 상태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 는 것이다.
또 증안기금이 18일 이후 채권을 내다팔기 시작한 것도 금리를 상승세로 반전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증안기금의 채권매각 규모는 21일 현재까지 총 1,500억원 정도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다음달 회사채발행 신청물량이 3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시장관계자들의 불안심리를 가중시키고 있다.
동서증권의 한 관계자는 『채권금리가 하락할 것으로만 전망했던채권딜러들조차 11%대 전반수준의 금리는 너무 낮다는 인식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 금리(회사채 3년물 기준)는 12%전후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한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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