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바닥'인식 기관 매입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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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현재의 주가수준을 바닥권으로 인식한 기관투자가들이 주식매입을서서히 늘리고 있다.
투신.보험등 굵직한 매수세가 실종된 가운데 물량이 조금만 나와도 주가가 급락해온 증시에선 기관투자가들의 이같은 매수확대 움직임은 침체장세에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증권거래소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보험.투신.은행등 기관투자가들은 7일 연속 주가급락의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 매수가 매도보다 433억원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이달들어 16일 현재까지 총 929억원의 주식을 내다판 것과는 대조적이다.
기관투자가들은 또 19일에도 활발한 매수를 보여 이날 주가가23포인트 급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백용즙(白龍楫)한국투신 부사장은 『증안기금이 보유채권을 매각하면서 채권금리 하락세가 진정되는 가운데 주가도 바닥권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식 순매수 규모를 꾸준히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白부사장은 또 『최근 2~3일새 일부 보험사가 주식형 수익증권 200억원어치 가량을 매입했고 수백억원 규모의 추가매입 의사도 밝히고 있다』며 보험사들이 주식매입에 나서고 있는 사실을확인했다.
또 대한투신의 주식운용담당자도 『연말까지 하루 평균 70억원내외의 주식을 추가로 사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신사들이 주로 사들이는 종목은 LG정보통신.한전등의 통신관련주와 삼성전관.삼성화재등 우량주에 집중되고 있다.
현재의 주가수준을 바닥으로 인식하고 있기는 보험사도 마찬가지다.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시장외적 요인에 의해950선에서 거래도 없는 가운데 수직하락했다』며 『현재의 주가수준은 바닥권이고 거래없이 떨어진 만큼 다시 950선까지 오르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장기보험상품으로 유입된 자금중 일부를 낙폭이 컸던 블루칩종목등에 투자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기관들중 상대적으로 자금여유가 있는 은행의 경우 아직 주식매수에 소극적이다.또 증권사들은 이달들어서만 총1,6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다른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장을 망치는 주범』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식투자로발생한 손실을 메우기 위한 평가손 충당금을 쌓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어서 신규투자하는 것을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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