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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걱정 덜어주겠다더니 2시간 탐색전만 하다 끝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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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홍준표<左>·통합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공전하고 있는 18대 국회 개원 문제를 논의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18대 국회 첫 공식 여야 원내대표 회담이 12일 열렸다. 임기 시작(5월 30일) 2주일 만이다. 촛불 정국으로 인해 개원식조차 치르지 못한 상태에서 열린 회담인 만큼 국회 정상화를 바라는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이날 회담은 예상대로 구체적 성과 없이 막을 내렸다.

한나라당 홍준표, 통합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둘은 약속이나 한 듯 같은 색(회색) 상의를 입고 나타났다. 원 원내대표는 같은 당 조정식 원내대변인과 함께 노타이 차림이었다. 그는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국민도 걱정을 많이 하는데 원 원내대표와 회담하면 정국이 풀릴 것 같다. 국민이 걱정하는 문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 걱정을 덜어 드리겠다”며 원 원내대표를 치켜세웠다.

원 원내대표도 “6·10 행사장에서 수십만 명이 촛불을 들고 재협상을 갈망했지만 광화문의 두터운 장벽에 절망을 느꼈을 것”이라며 “다행히 정치적 소신을 가진 홍 원내대표가 있으니 국회에서 정치적 타협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고 화답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그러나 이후 2시간여 이어진 비공개 회담은 팽팽한 탐색전 양상으로 흘렀다.

이날 양당이 접점을 찾지 못한 핵심은 민주당이 지난 5일 제출한 ‘가축전염병예방법’의 논의 시점이다. 한나라당은 먼저 등원한 뒤 개정을 논의하자고 했지만 민주당은 개정에 동의해야 등원하겠다고 맞섰다. 가축법 개정안은 모든 국가에서 생산되는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게 골자다. 한마디로 실질적 재협상의 내용을 담은 것이다.

이 부분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양당은 ^쇠고기 파동과 관련, 국회가 국민을 안심시키는 조치를 마련하고 ^여야 4당이 13일 가축법 공청회를 연 뒤 다시 만나 논의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회담 직후 홍 원내대표는 “유익한 만남이었다. 자주 만나면 해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끈질기게 설득하며 협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이가영·김경진 기자 ,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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