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하는 정치권司正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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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치권 사정문제가 오락가락 하고있다.며칠은 할듯하다가 또 며칠은 안할듯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정치권은 이때문에 삼한사온(三寒四溫)의 겨울을 보내고 있다.어제 오늘 사이 다시 한파가몰아친다.
여권의 한고위 관계자는 12일 정치권사정을 예고했다.3,4명의 의원들이 내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수십억원대의 비자금관리혐의다.물론 재산등록을 하지 않은 자금이라는 것이다.검찰이 상당한 내사를 했다는 얘기였다.그러나 그들이 누구 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야당의원도 포함되어 있다는 정도였다.
청와대측도 그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했다.현정부 출범이후의 정치인 비리를 조사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지금까지의 사정이 너무 5,6공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같다.이부분에 대한 검찰의 내사도 착수됐다는 후문이다.그뿐만이 아니다.12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을 단독면담한 이철승(李哲承)씨도 여권의 강성분위기를 감지했다고 했다.「사정은이제부터」라는 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강삼재(姜三載)총장은 13일 여야대화는 당분간 어렵다는 얘기를 했다.검찰의 수사가 끝난 다음에야 가능하다는 것이다.지금까지의 대화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었다.찬바람이쌩쌩 부는 모습들이다.
그러나 며칠전에는 사정문제는 물건너 가는듯 했다.검찰의 수사도 지지부진하고 당국의 의지도 약화됐다는 얘기가 돌았다.정국이연내에 수습될 것이라는 얘기는 그래서 나왔다.
특히 金대통령이 각계원로들을 만나기 시작할 즈음 그런 얘기들이 많았다.만나는 사람마다 이쯤에서 끝내는게 좋겠다는 건의를 했기 때문이다.특히 개신교 지도자들이 그랬다한다.
상당수의 각계원로들은 국민들이 불안해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한다.경제의 어려움도 살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신한국당(가칭) 김윤환(金潤煥)대표는 그같은 분위기를 감지,대화국면을 조성했다. 그러나 상황이 다시 바뀌고 있는 것이다.여권관계자는 그배경을 이렇게 설명한다.
우선은 여권핵심부가 사정과 관련해 방침을 바꾼적은 없다는 것이다.여권은 총선까지 사정국면을 가지고 갈 생각이다.그것이 표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있다.그러자면 상황에 따라 약간의 굴곡이있게 마련이란 것이다.4개월이상을 강공으로만 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간 중간에 약간의 유화국면을 가미한다는 것이다.특히 지금은 국회가 아직 5.18특별법을 처리하지 않은 시점이어서 의원들을 데려다 조사할수 없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전술적 측면에서의 일시적 유화론이 나오는 것이다.
최근의 유화론도 그같은 배경을 깔고 있다는 것이다.그러다보니정치권 사정이 유화파에게 포위당하는 상황까지 갔다.
따라서 이쯤에서 본궤도로 가야한다는 판단이 있는 것같다.
그러나 전술이 전략을 삼켜버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는 없다.상황이 그렇게 돌아가면 할수 없는 노릇이다.딱부러지는 사정의 단서가 없으면 그렇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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