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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前대통령의 단식강행에 측근도 난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의 측근들은 全씨의 6일째 단식을 맞아뾰족한 향후 대응책을 찾지 못한 채 난감해하고 있다.
당초 全씨측은 검찰조사는 무시하는 대신 사법부가 관할하는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겠다고 했다.그러나 全씨가 『12.12와 5.17등 5공정통성의 시비를 따지는 데는 일절 응하지 않겠다』며 단식까지 들어간 상황에서 재판준비등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없게된 것이다.
全씨의 법률고문인 이양우(李亮雨)변호사는 8일 『변호인단 추가구성을 위해 뛰어다니던 일도 오늘로 중단하고 말았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全씨는 이날 오전 면회온 李변호사의 단식중단 권유를 거부하며『내란수괴라는 내 입장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느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또 『수괴로 몰려 5공의 정통성이 부인되면 살 이유가 없으며12.12와 5.17에 대한 어떤 시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한다.
李변호사는 『나중에 재기해 다시 일어설 수도 있지 않느냐』고설득했으나 全씨는 『5공이 내란에 의한 정권이라면 모든 게 끝』이라는 말만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全씨는 수감전 74㎏이던 체중이 8일 현재 67㎏으로 줄었으며 상당히 쇠잔해보였다는 게 李변호사의 전언이다.
全씨는 또 이날 식사를 권유하는 교도관들에게도 『나는 아웅산폭발때 죽을 목숨이었다.제2의 삶을 사는 내가 밥을 먹겠느냐.
차라리 그때 죽는 게 나을 뻔했다』며 비장한 심정을 토로했다고李변호사는 전했다.
7일에는 全씨가 가장 귀여워하는 맏아들 재국(宰國)씨의 어린딸을 교도소에 데려가 『할아버지 식사하세요』라는 간청까지 하려했으나 어린이는 면회가 허용안돼 수포로 끝나고 말았다.
측근들은 全씨의 단식이 무기한 지속될 것으로 보고 연일 대응방안을 모색하고는 있으나 뾰족한 묘수를 찾지 못해 난감해 하고있는 형편이다.
李변호사는 『단식에 정치적 계산이 있다면 다른 방안도 있으니중단하라고 권유하겠지만 정통성 수호만 막무가내로 고집해 이젠 할 말도 없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全씨측은 단식에 대한 검찰측 반응에 관심을 나타내는 등 단식을 둘러싼 추이변화에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 측근은 『검찰이 애당초 무리한 포석을 해 빚어진 일인 만큼 난감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하기도 했다.또 다른 측근은 『단식이 계속되면 보석신청을 안해도 구속집행정지로 병원에 가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하고 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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