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언론에 비친 한국의 과거 청산-타임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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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외국 언론들은 80년 쿠데타사건과 부정축재사건에 대한 책임을물어 전두환.노태우 두전직대통령을 구속한 한국의 과거청산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한국주식회사가 과연 어디로 가는지 불안하다"는 분석과 논평을 하고 있다. 외국언론에 비친 한국의 과거청산을 종합한다. <편집자 註> 시사주간지 타임은 11일자 최신판에 「더러운 손」이라는 제하의 커버스토리로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두 전직대통령 구속사태를 다루고 한국의 대대적 과거청산은 역사적 예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한편 정치.경제적 파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다음은 그 요지.
한국에서의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말해주는 것은 12.12쿠데타와 광주학살의 책임자들을 사법처리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할것이라고 밝힌 김영삼(金泳三)대통령 발표다.
12.12와 5.18은 한국정치의 발가락 사이에 낀 돌과 같은 문제였다.그러나 누구 하나 이를 제거하려 들지 못했다.全.
盧씨가 핵심인물이었지만 이들이 누렸던 절대권력의 보이지 않는 힘 때문인지 법이 닿지않는데 있는 것 같았다.때문 에 金대통령집권후 과거의 일은 묻어버린다는 암묵의 양해가 성립됐다.
그러나 金대통령은 자신을 대통령으로 뽑아주고 반 부패.개혁조치들에 박수치게한 역사의 동력을 과소 평가했다.金대통령은 국민적 정서에 굴복하고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검찰에과거를 캐도록 지시했다.
지금 한국 국민들은 수치심으로 울어야할지,민주주의의 승리에 환호해야 할지,金대통령이 보인 용기의 동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독재로부터 민주주의로 이행한 나라치고한국과 같이 과거를 이렇듯 대대적으로 또 갑작스 럽게 심판대에올린 예는 드물다.한국의 이같은 자신감은 대부분 한국의 경이적경제성장에서 나오고 있다.그러나 창업자와 대주주가 많은 재벌 경제인들을 구속할 경우 한국 경제에 대혼란의 충격파를 일으킬 것이 우려되고 있다.
재벌그룹의 간부들은 이번 위기가 건전한 한국기업 이미지 확립과 재벌경영이 전문 경영인에게 넘어가도록 박차를 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희망한다.보다 염려스러운 것은 한국 주요 정치인간의 사생결단식 싸움이다.군사유산에 대한 金대통 령의 기습공격은 한국을 단합시키기 보다는 정치위기를 부추겼다.물론 위기의결과는 또한 한국이 법치주의 국가라는 분명한 증거로 나타날 수도 있다.
2년전 金대통령이 군 고위직 정화를 단행한 만큼 군부의 저항에 대한 우려는 거의 없다.그러나 정치가 혼란스러워지면 군의 입지를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인들은 강력한 결정력으로 과거청산 문제를 대하고 있다.한국이 하루아침에 깨끗하게 정화될 수는 없을 것이다.정의구현도 결코 완벽하게 획득되지는 않을 것이다.그러나 한국인은 포기하지않고있다.
[정리=오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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