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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던 초등생 괴한에 납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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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여자 초등생이 자신의 집에서 잠자던 중 괴한들에게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 경찰이 5일 만에 공개수사에 나섰다.

4일 대구 달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4시10분쯤 달성군 유가면 허모(72)씨 집에 남자 2명이 들이닥쳐 허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마구 때린 뒤 허씨의 큰 손녀(12·초등 6년·사진)를 끌고 달아났다. 허씨는 “잠에서 깨 누워 있는데 갑자기 남자 2명이 방에 들어와 ‘너 죽이러 왔다. 영감 좀 맞아야겠다’며 얼굴을 때렸고, 옆방에서 깬 큰 손녀가 달려와 말리자 데리고 나갔다”고 말했다. 사건은 허씨의 작은 손녀(10·초등 4년)가 옆방에서 깬 뒤 숨어 있다가 남자들이 나가자 이웃에 전화로 도움을 요청해 오전 5시20분쯤 경찰에 신고됐다.

허씨는 얼굴을 심하게 다쳐 병원에 입원 중이다. 그러나 허씨는 “내가 아는 사람이다” “범인이 50대 1명이다” “30대 2명이다” 등으로 엇갈린 진술을 하기도 했다.

허양 자매는 생활고 등으로 별거 중인 부모와 떨어져 할아버지와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허양은 키 1m58㎝에 통통한 얼굴, 검은 생머리에 미키 마우스 그림이 있는 흰색 티셔츠와 청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경찰은 허양이 사건 며칠 뒤인 1, 2일 동네 언니 A양(14)에게 “납치됐다 풀려났다” 등의 내용으로 세 차례 전화를 해왔다는 제보를 받고 사실 여부를 확인했으나 통화기록은 찾지 못했다.

경찰은 금품 요구 등이 없어 원한에 의한 납치로 추정하고 있으나 물증이 없는 데다 할아버지 허씨의 진술이 엇갈려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사건 해결의 결정적 제보자에게 포상금 500만원을 주기로 했다.

대구=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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