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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플>남아공 진실.화해위원장 투투대주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과거 백인정권시절 저질러진 인종차별 범죄행위를 밝혀내기 위한 「진실규명및 화해위원회」위원장에 임명된데즈먼드 투투(64.사진)성공회대주교는 8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유명한 인물.
넬슨 만델라가 남아프리카 흑인들의 정치적 지도자라면 투투주교는 「흑인의 양심」으로 불린다.
투투주교는 만델라가 이끄는 아프리카 국민회의(ANC)가 불법단체로 규정되고 백인정권의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이 극에달했던 시절 반아파르트헤이트 운동을 이끈 업적을 인정받아 노벨상을 수상했다.투투주교는 특히 흑인과 백인신도가 단결해 인종차별을 영원히 추방하자며 철저히 비폭력 투쟁을 주장해 백인정권과충돌을 마다하지 않던 ANC와 투쟁노선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때문에 백인정권시절 정부 보안경찰의 범죄행위뿐 아니라 ANC등 반아파르트헤이트운동을 벌인 단체들의 불법행위까지 조사하게될 「진실규명및 화해위원회」위원장으로는 가장 적임자라는 평.
남아공에선 현재 87년 콰줄루-나탈주에서 발생한 줄루족 학살사건등 과거 백인정권이 인종차별정책으로 저지른 살인.고문사건의진상파악 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87년 줄루족 학살사건의 경우 프레데릭 데 클레르크 부통령에 대한 기소설이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인종화합공로로 만델라 대통령과 함께 9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클레르크 부통령이지만 사건당시 교육장관으로 재직하면서 학살계획에 직.간접으로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 사건과 관련해 이미 매그너스 맬런 전국방장관과 군고위 장교 10명이 콰줄루-나탈주 콰마쿠타에서 인종차별주의를 반대하는운동을 벌였던 가족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만약 클레르크 부통령이 기소된다면 남아공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만델라.클레르크.투투 세사람의 운명은 크게 엇갈리게 되는 셈이이서 투투의 「진실규명및 화해위원회」의 활약이 주목된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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