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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개헌론 혼란자초-야권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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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여권에서 개헌론이 불쑥 튀어나왔다가 곧바로 모습을 감추자 야권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야3당은 당장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그러면서 갑자기 개헌론이 제기된 것은 5.18 문제해결이라는 순수성 보다는 정치적 의도가 숨겨진 것으 로 파악,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국민회의는 개헌논의가 오락가락하는데 대해 일절 공식 논평을삼가고 있다.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여권이 갈팡질팡한다고 우리까지 덩달아 따라다닐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공식 발표가 나오면 그때 밝히겠다는 것이다.그러면서도 민 자당이 개헌 백지화쪽으로 가닥을 잡아나가자 적이 안심하는 표정이다.
개인적인 의견들은 대체로 부정적이다.박상천(朴相千)의원은 『특별법을 만들면 위헌 판정을 못내릴 것』이라며 『그런데 왜 개헌문제를 제기해 혼란에 빠뜨리느냐』고 성토했다.정동채(鄭東采)비서실장은 『5.18관련 개헌을 신임투표로 몰고가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회의는 여권의 개헌논의가 완전 백지화됐다고 보지 않는 분위기다.수면하로 모습을 감춘 개헌논의가 상황변화에 따라언제 고개를 내밀지 모른다는 분석이다.
한 당직자는 『여권이 개헌론을 끄집어 냈다 곧바로 집어넣은 것은 야당의 반응과 여론 떠보기 목적도 있었던 것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아직 여권의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당론을 정하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5.18 특별법 제정에혼란을 줄 수 있고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다』(李哲총무)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규택(李揆澤)대변인은 『개헌을 빌미삼아 국민투표를 통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입지를 강화하고 정국주도권을 장악해 국정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하겠다는 인상이 짙다』고 말했다.특히 李대변인은 『92년 대선자금에 대한 의혹을 은폐하고 본질을 호도하려는 술책이 아닌가 국민적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민련도 개헌론에는 92년 대선자금 공개여론으로 곤경에 빠진 金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보고 반대했다.의원총회는 여권이 일방적으로 개헌을 추진하면 국민회의등 다른 야당과 공조해서라도 저지키로 했다.
양순직(楊淳稙)의원은 『개헌은 현정권이 김종필(金鍾泌).김대중(金大中)두정치 지도자를 제거,정권을 연장하기 위한 야욕』이라며 『그들의 흉계를 간파한 이상 가만앉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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