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기쁨찾자>자원봉사 경연 최우수상 '민간지원구조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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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요즘 수십,수백억원이 아무렇지도 않게 들리지만 저희는 노인들을 위해 돈으로는 2만~3만원씩밖에 못냈습니다.그래도 마음은우리가 부자입니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주최한 제2회 전국자원봉사대축제에 참가한 8,181팀 가운데 최우수상을 받게된 「민간자원구조단」(단장 高鎭光.40).
이들은 삼풍백화점 구조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지하「막장」을 뛰어다니다 만나 모임을 만든 이후 매주말 「그늘진 곳」을 찾아 따뜻한 손길을 펴왔다.민간자원구조단은 삼풍 자원봉사자 50여명이 지난 8월2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삼풍사고 증언 토론회」를 갖고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하자』는 취지에서 결성됐다.
회원들의 직업은 택시운전사.회사원.공무원.자영업자등 다양하지만 특히 건축기술자들이 많다.
이들은 지난 9월30일부터 서울 수색.신수.시흥동 영세민촌의무의탁노인.장애인등 집 65곳에서 도배.보일러수리.전기배선등 겨울나기 준비를 해주었다.
단원들이 은평사회복지관의 추천을 받아 찾은 수색동의 한 동네는 한집에 7~8가구가 다닥다닥 붙어 보증금 150만~250만원,월세 3만~4만원씩 내고 사는 「벌집촌」이었다.비좁은 골목길에는 연탄재.빈깡통등 쓰레기가 어지러이 널려있고 악취가 코를찌를 정도였다.
이들은 벽에 검푸른 곰팡이가 슬고 살림살이에는 먼지가 켜켜이쌓인 한 노인의 단칸방을 찾아 우선 고물상에서나 봄직한 낡은 캐비닛등을 들어냈다.그리고한 독지가가 제공한 도배지에 풀을 칠해 방을 새로 단장해주었다.
낡은 보일러도 새 것으로 바꿔주고,실타래처럼 얽힌 전선줄을 밤새 풀어 고장난 전기배선을 고쳐주었다.
한 단원은 『방이 환해지고 새 보일러로 인해 방바닥이 따뜻해지는 것을 보니 내 마음까지 밝고 훈훈해졌다』고 말했다.
소병찬.박지석.고영도.유희보씨등 회원들은 겨울비가 내리던 23일 서울 수색동 이봉수(李奉洙.71)노인 집 보일러를 갈아주고 있다가 수상소식을 들었다.
이들은 『상금 200만원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겠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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