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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레질로 모 심고, 횃불 들고 고기 잡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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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남해군 남면 다랭이마을에서 지난 1일 열린 써레질 모내기축제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써레질을 하고 있다. [경남신문 제공]

야간 썰물 때 횃불을 들고 바닷가에서 낙지·게·해삼 등을 잡는 홰바리, 소가 끄는 쟁기로 논을 가는 써레질. 갈고리 바늘을 던져 숭어를 잡는 숭어 훌치기….

우리조상들이 해오던 전통 농·어업 위주의 체험관광이 뜨고 있다.

다랭이 마을(남해군 남면)주민들은 모내기철인 6월 한달동안 써레질 모내기 축제를 연다. 이 축제는 지난해 가족단위 관광객 2만여명이 다녀갔다. 주민들은 올해도 2만~3만명이 다녀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민들은 관광객을 상대로 민박과 농산물판매로 지난해 4억9000여만원의 농외소득을 올렸다. 올해도 비슷한 소득을 예상하고 있다.

다랭이 마을은 바다로 내리지르는 45도 경사의 비탈에 석축을 쌓아 만든 108개의 계단식 논(다랑이 논)이 있는 곳. 논을 한뼘이라도 더 늘리려는 조상들의 억척스러움이 느껴진다.

해바리 마을(남해군 창선면)의 ‘홰바리’는 물때에 맞춰 횃불을 들고 바다로 나가 해산물을 잡는다. 14일 홰바리 체험을 진행한 뒤 주말마다 선상 낚시, 경운기 트레킹 등의 프로그램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이 마을에는 지난해 7200여 명의 체험관광객이 다녀가 3억원의 소득을 올렸으며 올해는 관광객 8000명을 예상하고 있다.

남해군 삼동면 지족갯마을은 바닷길이 열리는 ‘모세의 기적’ 체험과 함께 각종 신선한 해산물을 채취해 맛볼 수 있는 ‘바지락 바닷길축제’를 각각 열고 있다.

상주면 두모마을은 유채꽃을 보며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유채꽃 개매기 축제’를, 남면 홍현1 마을은 해녀가 잡은 해산물을 바닷가에서 먹을 수 있는 ‘해녀파시’, 갈고리 바늘을 던져 숭어를 잡는 ‘숭어 훌치기 체험’을 각각 열고 있다.

거제에코투어는 거제도 생태관광 상품을 내놨다. 카약을 타고 물이 빠진 해안가 바위틈에서 해산물을 잡거나 습지를 돌면서 철새를 관찰하는 프로그램이다.

거제에코투어 김영춘 대표는 “보고 즐기던 것에서 벗어나 가족끼리 의미있는 여행을 하는 쪽으로 여행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며 “자치단체나 여행업계들도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는 여행상품을 많이 개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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