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진식 개인전 내달6일까지 가인화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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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무수한 「선」으로 이루어진 작업.「선」이면서도 「선」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입체,한걸음 더 나아가 설치작업의 경계까지뛰어넘는 독특한 성격의 작품이 있다.
바로 형진식의 작품이 그렇다.형진식(45)은 80년 제11회파리비엔날레와 87년 제2회 LA아트페어에 참가하는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해온 작가지만 개인전은 87년 이후 한번도 없었다.
이 낯선 작가 형진식이 지난 17일부터 서울청담동 가인화랑에서 8년만에 전시를 갖고 있다.
막다른 골목에 있는 화랑문을 들어서서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자연채광이 그대로 스며드는 전시장 세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일군의 캔버스가 보인다.높은 천장,새 하얀 벽면에 30㎝의 정사각형 캔버스 150개가 가로 세로 줄을 맞춰 나란히 걸려 있다. 그리고 바닥 한가운데에는 잘려버린 고목(古木)의 밑둥같은야트막한 초록색 나무원통이 놓여 있다.마치 여기 앉아 편안하게작품을 감상하라는 듯.
평면의 캔버스가 모여 만든 이 설치작품에서 단 하나의 캔버스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이 평면작업이 벽면 전체로 「반복」되면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 반복을 통해 그의 작품이 완성된다고할 수 있다.
이 전시는 다음달 6일까지 계속된다.(02)518-3631.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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